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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노조, 은행장 없는 대화 제의…꽉막힌 조기통합

2015-06-29 11:37 |

김정태 회장, 29일 주요 경영진 참석 대화 제안 "7월 6일까지"
외환노조, 기존 4대4 협상단에 김 회장과 노조위원장 추가 요구

[미디어펜=최상진 기자] 대화의 급물살이 예상됐던 하나-외환은행 통합 논의에 제동이 걸렸다. 하나금융이 29일 주요 경영진이 참여한 대화를 제안했으나 노조 측이 ‘일방적 처사’라며 거부했다. 대신 노조는 기존 4대4 구성에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이 참석하는 5대5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하나금융그룹 김정태 회장은 법원의 ‘합병절차 중단 가처분 신청’ 기각 직후 외환은행 노조에 ‘다음달 6일까지 조기통합 논의를 마무리짓자’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공문에서 김 회장은 29일 자신을 비롯해 하나은행장, 외환은행장, 하나은행 노조위원장, 외환은행 노조위원장 등 핵심인사들이 참여하는 대화를 제안했다.

이 과정에서 김 회장은 “외환은행 노조가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경우 은행 직원들을 상대로 직접 설득작업에 나서겠다”며 외환은행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조기통합 찬반투표까지 예고했다. “노조가 대화에 응하지 않으면 외환은행의 경영악화 실태, 최근 외환은행 노조의 무리한 요구 등을 직원들에게 모두 공개할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 외환은행 본점에 비친 하나금융그룹 사옥 사진=연합뉴스

외환노조는 ‘논의된 바 없다’고 반발했다. 노조 관계자는 29일 “하나금융이 29일 대화 관련 내용을 외환은행 사내게시판 및 언론에 일방적으로 공지한 것은 대화제의의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처사”라며 “지금까지 통합관련 협상을 진행해온 4대4 대화단에 양측 수장이 결합된 구성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외환은행 노조위원장과 함께 2.17 합의의 핵심 당사자인데다, 통합관련 실권자인 만큼 통합관련 협상의 신속한 마무리를 원한다면 직접 참여가 바람직할 것”이라며 대화 일시와 장소는 하나금융이 정할 것을 제안했다.

하나금융과 외환노조는 현재 통합 논의단 구성은 물론 은행명 사용(통합은행명에 외환 또는 KEB 포함) 등에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6일 법원은 하나·외환은행 합병절차를 중단해야 한다는 기존 가처분 결정을 취소하고 외환은행 노조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앞서 지난 2일 외환노조는 ‘합병 중단 가처분 의의신청’ 요약준비서면 제출을 앞두고 하나금융 측에 처음으로 공식 요구안을 제출한 바 있다. 대화 속도는 하나금융 측이 요구안을 얼마나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은 연내 통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간적으로 여유롭지 않은 만큼 하나금융 측이 노조 요구안을 다수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역시 법원 결정 직후 “조기통합을 다시 추진하면서도 양행 경영진은 기존 입장과 변함없이 노조와의 대화는 계속할 계획이다. 노조 측도 은행과 직원들의 미래를 위해 진정성을 갖고 대화에 나서달라”며 직접적인 목소리를 냈다.

연내 통합을 위한 노사 협상 마지노선은 다음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2~3개월이 걸리는 금융위원회 의결뿐만 아니라 내부사안인 전산통합, 인력 재배치 등의 방안을 마련해야 합병작업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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