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한국은행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것과 관련해 "이번 결정으로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마무리 단계에 다가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4일 오전 8시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 상황과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이 부총재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향후 경제 지표에 따라 금리를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하고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부인한 점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필요시 더 긴축할 준비가 돼 있으며,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둔화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위원회의 전망이 맞다면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연내 정책 기조 전환 가능성 등에 대한 연준의 스탠스(입장)와 시장 기대 간 괴리가 지속되는 등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면서 "미국 은행 불안에 대한 시장의 경계도 상존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연준, ECB(유럽중앙은행) 등 주요국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변화와 금융안정 상황에 따라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준은 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했다. 연준은 이날 FOMC 정례회의 이후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연 4.75~5.00%에서 5.00~5.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는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게 됐다. 이번 금리인상은 경기침체 우려에도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떨어지지 않은 데 따른 대응으로 분석된다.
앞서 연준은 40년 만의 최악의 인플레이션(물가인상)을 잡기 위해 지난해 6월, 7월, 9월 11월 등 연속 4차례에 걸쳐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에 나섰다. 이후 물가 상승세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12월 0.5%포인트, 올해 2월과 3월 각각 0.25%포인트 올리는 등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섰다.
연준의 이번 금리 인상으로 한국과의 기준금리 차는 1.75%포인트로 역대 최대로 확대되면서 한국 내 자본 유출 우려가 커졌다. 한은은 지난 2월과 4월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시장에선 한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됐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오는 25일 열리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한은의 금리인상 여부 결정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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