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디스플레이 시장이 수요 둔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OLED)가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OLED의 경우 한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추후 중국의 추격이 변수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4일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OLED 시장에서 국가별 점유율은 한국이 81.3%, 중국이 17.9%인 것으로 나타났다. OLED 고부가가치 시장을 한국이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형 OLED 시장에서는 한국의 점유율이 95.2%에 달했다.
지난 1월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LG디스플레이 모델이 ‘차량용 18인치 슬라이더블 OLED’로 영상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다만 모바일을 주력으로 하는 중소형 OLED 시장에서는 중국이 8년 만에 20%대 점유율을 달성하며 한국을 추격하는 모양새다.
이에 업계에서는 OLDE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중국의 추격이 변수라는 진단이 나온다. 과거에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시장에서 중국이 저가 물량을 대량 공급하며 한국 기업들을 추월했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OLED 시장 역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중국 기업들이 기술력을 높이며 낮은 가격에 공급량을 늘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한국기업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업체들의 중소형 OLED 생산능력(CAPA) 점유율은 지난 2016년 80%에서 지난해 50% 중반으로 감소했지만,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10% 미만에서 40%대로 상승했다.
보고서는 “그동안 수율 및 품질 문제 등으로 자국 내 스마트폰 제조업체 중심으로 패널을 공급해오던 중국의 BOE가 지난 2021년부터 애플에 아이폰용 OLED 패널을 납품하기 시작하는 등 질적 측면에서도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들은 기술력의 격차를 벌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수요 위축과 비수기의 영향으로 실적이 좋지 못한 상황임에도 미래를 내다보며 투자를 감행하는 모습이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올해 1분기에만 1조 원이 넘는 영업 적자를 냈지만, 오는 2024년까지 IT용 OLED 생산에 3조30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내년 양산을 목표로 6세대 OLED 생산라인을 구축 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26일 실적 발표에서 “현재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중형 OLED(태블릿 PC용 등) 부문에서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내년 양산·공급 체제를 차질 없이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2026년까지 8.6세대 정보통신(IT) 기기용 OLED 생산라인에 4조1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8.6세대 IT용 OLED 투자를 통해 LCD가 장악하고 있는 태블릿, 노트북 시장의 중심 기술을 OLED로 전환시킨다는 전략이다.
이에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2010년대 중반부터 TV용 LCD 사업을 줄이기 시작했고, 지난해 6월 충남 아산캠퍼스에 있던 마지막 LCD 생산라인의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일찍이 OLED로 사업 개편을 단행한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에 78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으로 넘어간 디스플레이 시장의 주도권을 OLED 기술력을 통해 다시 되찾아야 한다”며 “국내 업계들의 선제적 투자를 통해 OLED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