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자동차 업체들이 차량의 옵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을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유럽 등 해외 시장의 추세와 달리 아직 차량 옵션 구독 서비스가 익숙하지 않은 국내 소비자들은 '유료 구독' 서비스에 불만이 큰 상황이다. 소비자들을 설득하는 것이 업계에 주어진 과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는 차량 옵션 구독 서비스 도입을 늘려가는 추세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FoD(Features on Demand) 서비스를 그룹 최초로 기아 EV9에 적용한다. FoD 서비스란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차량 소프트웨어 신기능을 선택적으로 구매해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서비스를 말한다.
기아 EV9 성수동 전시장 '기아 커넥트 스토어' 체험 공간./사진=기아
현대차그룹은 원하는 기능을 언제든지 자유롭게 추가할 수 있는 '기아 커넥트 스토어'를 론칭했다. EV9을 통해 제공되는 기아 커넥트 스토어 상품은 △원격 주차·출차 및 주차 보조를 지원하는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2' △디지털 패턴 라이팅 그릴에 5가지 그래픽으로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라이팅 패턴' △차량에서 영상 및 고음질 음원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스트리밍 플러스' 등이다.
현대차는 추후 더 많은 기능을 개발해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현대차는 차량의 안전과 직결된 기능은 FoD 범위에 포함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옵션 사양의 선택권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것이 핵심이라며 사용 빈도가 높은 기본 편의 기능 역시 FoD 서비스로 제공할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FoD 서비스 방향성에 맞춰 열선시트와 열선핸들 등과 같이 대중적인 옵션은 제외됐다.
앞서 BMW는 지난해 열선시트, 열선핸들 등 기능을 구독서비스로 출시하겠다고 국내 홈페이지에 공지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논란이 일자 BMW코리아 측은 본사에서 발표한 내용이 국내 홈페이지에도 연동된 것이라며 국내시장 적용은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미국·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는 차량 옵션 구독 서비스 도입이 늘어나고 있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기술 소프트웨어인 'FSD(Full Self Driving)' 기능을 매달 199달러(약 26만 원)를 받고 판매하고 있다. 1만5000달러(약 2000만 원)를 내면 무제한 사용이 가능하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해 3월 유럽에 출시되는 EQS를 대상으로 후륜 조향 구독 서비스를 내놨다. 연간 489유로(약 68만 원)를 내면 뒷바퀴 회전이 기본 4.5도에서 10도까지 늘어난다. 지난해 말에는 연간 1200달러(약 160만 원)의 가속력 향상 구독 서비스도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전기차 EQ 시리즈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가속력 향상 구독 서비스 적용하면 제로백(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이 약 1초가량 빨라진다.
볼보는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인 '라이드 파일럿 서비스'를 구독형 서비스로 선보일 계획이다. 제너럴모터스(GM)도 반자율주행 시스템 '울트라 크루즈'를 구독제로 선보일 예정이다.
BMW는 자동차 구입 후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워런티 플러스 프리미엄'을 운영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구입 후 5년, 주행거리 30만 km까지 보증을 받을 수 있다. 자동차 점검이 필요할 때 전문 기사가 원하는 시간에 수령 후 다시 배달해 주는 '픽업 앤드 딜리버리', 긴급 출동 서비스, 사고 차 견인 서비스로 구성된 프리미엄 모빌리티 프로그램도 제공된다.
BMW는 한국 시장에 특화된 AS 서비스인 'BMW 서비스케어 플러스'도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 처음 선보인 구독형 차량 관리 서비스로, 가입 후에는 소모품 보증 기간(BSI)이 만료된 차량도 합리적인 비용으로 관리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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