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자동차 업계에서 온라인 판매 비중이 커지고 있다. 기존의 대리점을 통한 오프라인 판매와 온라인 판매를 병행하거나, 100% 온라인 판매로 전환하는 등 온라인 판매에 힘을 싣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비용 절감, 편의성 등 온라인 판매의 장점이 부각되며 온라인 시장이 더 확장될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판매'를 주도한 테슬라에 이어 메르세데스-벤츠, BMW, 혼다, 현대차, 한국GM 등 완성차 업계들이 100% 혹은 일부 온라인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7년 국내에 진출한 테슬라는 100% 온라인 판매를 고수하고 있다. 자동차를 온라인으로 구매한다는 것은 구매자들 입장에서는 낯선 방식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펜데믹 이후 비대면 결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많이 줄었고, 비용 절감, 불필요한 과정의 생략 등 온라인 판매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구매자들의 인식도 바뀌기 시작했다.
혼다코리아는 올해 초 신년 간담회에서 전국 대리점을 모두 쇼룸 형태로 전환하고, 혼다의 모든 차량을 100% 온라인 판매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시승 신청, 견적 산출, 계약금·잔금 결제 등 차량 구매의 전 과정이 모두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이뤄진다. 이와 함께 혼다코리아는 가격 정책도 '원프라이스'로 전환했다. 온라인 판매 플랫폼 도입으로 고객들의 편의성을 향상하는 동시에 투명성까지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BMW코리아는 지난 2019년 말 온라인 숍을 오픈했다. BMW는 '숍 온라인'을 통해 한정판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 숍에서는 정규 모델과 외장 색상이나 옵션이 상이한 '한정판 모델'이나 순수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다. 'MINI 온라인 숍' 역시 일반 전시장에서 구매할 수 없는 한정판 모델들을 판매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지난 2021년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했다. 딜러들은 보유 매물을 모두 온라인 플랫폼에 등록한다. 소비자들은 온라인에서 차량의 재고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벤츠 관계자는 "고객의 입장에서는 전시장을 하나하나 방문하지 않아도 전국 딜러사의 보유 차량을 확인할 수 있고, 딜러들은 본인이 위치한 지역을 넘어 더 멀리 있는 고객까지 유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국내에 진출한 스웨덴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도 지난해 1월 출시한 '폴스타 2'를 100%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온라인으로 가계약을 진행한다. 온라인으로 원하는 차량을 선택하고 가계약을 진행하면 대리점 영업사원과 연결되고 본계약을 진행할 수 있다. 한국GM은 쉐보레 타호, 볼트EUV, GMC 시에라를 100% 온라인 판매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업계도 자동차 온라인 판매를 일부 시행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경차 캐스퍼를 100% 온라인 판매하고 있다. KG모빌리티도 온라인 판매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온라인 판매는 꾸준히 확대될 전망이다. 업체는 대리점 유지 비용을 줄여 수익성을 높일 수 있고, 소비자는 '가격의 투명성'이 확보된다는 이점이 있다. 완성차 업계가 소비자와 온라인 접점을 넓히고 있지만 오프라인 판매 비중을 넘어서는 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전망이다. 대리점의 수익 악화가 딜러들의 생계 문제까지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내 한 관계자 "현재는 대부분 오프라인에서 영업사원들이 차량을 판매하고, 수수료를 갖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온라인 판매의 비중이 높아지면 회사 차원의 비용 절감이 있겠지만, 그만큼 영업사원에게 돌아가는 수수료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완성차 업계들이 온라인 판매 비중을 확대하는 것을 검토해야 하는 시점인 것은 맞기 때문에 영업사원들도 경쟁력을 갖추고, 회사와 같이 협의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