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한국과 미국과의 기준금리 차이가 역대 최대로 확대되면서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 확대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출과 원‧달러 환율 상승이 우려된다. 다만 시장에선 연준의 통화 긴축 사이클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데다가 하반기 국내 경기 위축 등을 고려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관측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오는 25일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현재 연 3.50% 수준의 기준금리와 관련해 인상 여부를 논의한다. 한은은 2021년 8월부터 약 1년 반 동안 기준금리를 3%포인트 인상하다, 지난 2월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한 이후 4월에도 금리를 동결했다.
연준은 지난 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함에 따라 양국간 금리 차는 연 1.7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연 4.75~5.00%에서 5.00~5.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고 밝혔다.
양국간 금리 격차가 확대될수록 외국인의 자본 유출 가능성은 높아지고, 원화 가치는 떨어질 위험이 크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 다만 시장에선 최근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한은이 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한 이후 경제 상황 등을 지켜볼 것으로 관측한다.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데다가 수출부진과 공공요금 인상 예고 등에 따른 국내 경기 위축 우려가 커지면서다.
연준은 성명서를 통해 추가적인 정책 강화가 적절할 수 있다는 문구를 삭제하고, 향후 추가 정책 강화 정도는 경제·금융상황을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제롬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6월 회의에서 인상 중단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한은은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 단계에 다가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글로벌 수출·설비투자 부진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 경기 반등이 어렵다는 전망도 금리 인상 결정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 9일 '2023년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전망치(1.7%)보다 0.4%포인트 하향 조정된 수치다.
금융연구원은 "그동안 누적된 저축과 대면 경제활동 확대 등으로 민간 소비가 다소 양호한 스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수출과 설비투자 부진 등이 성장에 강한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