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다빈 기자]삼성물산 패션부문과 지난해 계약을 끝낸 브룩스러닝이 신규 법인 브룩스러닝코리아로 '러닝'의 정체성을 강화해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당시 삼성물산 패션부문 브룩스 팀장으로 브랜드 런칭을 지휘했던 송주백 런컬렉션 대표는 올해 온라인을 중심으로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브룩스는 1941년 미국에서 설립 후 2006년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에 인수돼 '워럿 버핏 운동화'로 불리며 현재 60여 국에서 1조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는 100년 전통의 러닝 전문 브랜드다.
브룩스는 신발의류 도매업체 '코넥스솔루션'이 전개하다가 지난 2018년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단독 판매하게 됐다. 당시 캐주얼과 남성복 브랜드를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던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기존 10꼬르소꼬모 등의 편집샵을 통해 개별 스포츠 브랜드들과 접촉하고 있는데에 더 나아가 스포츠 브랜드 진출에 본격 나서게 됐다.
송 대표는 "당시 스포츠 사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스포츠 브랜드가 매출액 신장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했다"라고 말했다.
스포츠 브랜드를 런칭하기에 앞서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수많은 스포츠 브랜드 카테고리 중 어느 종목에 집중할지 고려해야 할 과제에 직면했다. 내부 컨설팅을 통해 스포츠 시장에서의 성장성을 따져본 결과 '러닝'이라는 해답이 나왔다.
이후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글로벌 러닝 브랜드 M&A를 시도했고 브룩스러닝이 그 첫번째 대상이 됐으나 처음에는 브룩스러닝 본사가 부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송 대표는 "진출을 기획할 스포츠 브랜드의 카테고리는 러닝으로 결론이 났지만 3년이 지나도록 진도가 나가지 못했다"며 "이대로 있으면 스포츠 브랜드는 못 할 것 같아 M&A가 어렵다면 디스트리뷰터로서라도 사내 역량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사업을 맡겠다고 했고 팀이 꾸려져 2018년 2월부터 '삼성물산 패션부문 브룩스러닝 팀장'으로 재직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렇게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18년 9월 브룩스러닝의 신발와 의류에 대한 국내 독점 판권을 소유하게 됐다. 의류는 사이선스로 별도 획득해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역량을 토대로 자체 기획, 생산하게 됐다. 러닝에 주력하는 브랜드의 성격 상 핵심 사업과 더불어 R&D 등은 신발(러닝화)에 집중돼 있었다.
당시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안목은 시장의 흐름과 들어맞았다. 코로나19로 인한 아웃도어 스포츠의 인기가 늘었고 MZ세대를 중심으로 '#오운완' 등 레저스포츠 열풍에 힘입어 러닝 시장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런칭 후 수년 만에 브룩스의 국내 매출을 100억 원대로 성장시켰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12월 브룩스 미국 본사와의 5년 계약 만료 후 추가 연장계약 없이 운영을 중단하게 됐다. '신명품'이라 불리는 중고가 패션 브랜드에 주력하겠다는 경영 방침이었다.
동시에 송 대표는 삼성물산 퇴사 후 브룩스러닝코리아 법인을 출범하고 판매 업체 런컬렉션을 설립해 브룩스러닝을 직접 전개하고 있다.
송 대표는 러닝 세션‧크루 '런업'을 운영하면서 브룩스의 정체성을 공고히하고 있다. 최근 새로운 브랜드를 찾는 젊은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스포츠 브랜드들도 캐주얼 패션 라인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와 반대로 브룩스는 러닝을 단독 비전으로 판단, 러너를 타겟으로 한 브랜드 이미지를 다지는 중이다.
기존 브룩스의 브랜드 성격에 더해 롱런을 위해서라면 브랜드 정체성이 강해야한다는 송 대표의 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지난해 브룩스러닝의 글로벌 매출은 1조 원을 넘겼으며 90% 이상이 슈즈(러닝화)에서 나오고 있다. 때문에 캐주얼 패션으로의 확장은 오히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흩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러닝 카테고리의 이미지를 잃지 않도록 경계한다는 설명이다.
동시에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등 자체로 컨텐츠프로바이더의 역할을 하며 온라인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브룩스러닝을 운영할 당시는 오프라인 매장이 25곳까지 확대됐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브룩스러닝의 계약을 만료한 이후로는 현재 오프라인 매장은 없다.
브룩스러닝코리아는 온라인 자사몰을 기반으로 점차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송 대표는 "과거에도 브룩스의 오프라인 매장은 대부분 적자를 기록하고 있었다. 여러 온라인 유통사에 입점되며 그곳에서의 개별 가격 경쟁력 갈라져 온라인 판매가 월등히 우세했다"며 "삼성물산이 운영할 당시에는 가능했지만 현재 개별 비즈니스를 운영하면서는 그게 불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후 쇼룸, 팝업 등의 형태로 세팅해 늘려나갈 예정이지만 올해는 온라인 자사몰의 역량 강화에 전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