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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HD현대 사장, 한화오션 대항할 전략

2023-05-14 10:05 | 김태우 차장 | ghost0149@mediapen.com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오랜기간 동안 조선업계에서 최고의 자리를 지켜온 HD현대그룹에 한화오션이라는 진정한 경쟁자가 등장했다. 

대우조선해양을 한화가 인수하며 진짜 경쟁을 할 수 있는 상대로 등극했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에서 대우조선해양이 한화오션으로 자리매김하기에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해 보이지만 본격적으로 시너지를 발휘하기 시작하면 강력한 경쟁자를 직면하게 될 HD현대그룹이다. 

‘CES 2023’이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HD현대 프레스컨퍼런스에서 HD현대 정기선 대표가 그룹의 비전인 ‘바다 대전환(Ocean Transformation)’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HD현대 제공



특히 정기선 HD현대 사장과 동년배로 자주 거론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한화오션 이사진에 합류하며 경영 참여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만큼 HD현대의 굳건함을 보여줄 정기선 사장의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D현대는 글로벌 환경규제에 대응한 '친환경 선박'과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미래 첨단조선소(FOS, Future of Shipyard)'를 중심으로 미래 사업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하고 제조원가에서 우위를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1위 조선업체의 위상을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탄소중립'을 선언했을 뿐만 아니라, 친환경 선박을 바탕으로 글로벌 조선업의 탄소중립 달성에 앞장서고 있다.

정기선 사장이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바다에서 방대한 잠재력을 발견하겠다는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을 선언한 것도 HD현대의 친환경 기술력 우위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지난해 HD한국조선해양 계열 조선소들이 수주한 선박 총 196척 가운데 절반가량이 이중연료엔진이 탑재된 친환경 선박이었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친환경 선박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2018년 7월 세계 최초로 LNG 추진 대형 유조선을 인도했으며, 2020년 9월에는 세계 최초의 LNG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인도하는 등 LNG 관련 분야에서 '세계 최초' 타이틀을 잇달아 획득했다. 

LNG는 기존 선박 연료인 벙커C유와 비교해 황산화물(SOx) 배출이 거의 없고, 질소산화물(NOx) 배출을 85%, 온실가스 배출을 25% 이상 절감할 수 있어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2025년 강력한 온실가스 배출규제인 에너지효율설계지수(EEDI) 3단계가 도입되면 LNG 추진 선박으로의 전환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향후 실적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것으로 전망된다.

HD현대는 LNG추진선 이후의 스탭에서도 앞서나가고 있다. 차세대 청정에너지인 메탄올 추진 선박에서도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발주된 메탄올 추진선의 약 55%인 총 54척을 수주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덴마크 머스크가 손잡고 메탄올 추진선 상용화에 나섰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머스크는 2021년 HD현대미포조선에 메탄올 추진선을 처음 발주한 이래 지금까지 모두 19척의 메탄올 추진선을 발주했다. HD현대는 올해도 총 3조6200억 원 규모의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19척을 수주했다.

메탄올은 기존 벙커C유와 비교해 오염물질 배출을 대폭 줄일 수 있어 '완전 탈탄소 선박'인 수소 선박의 상용화 이전에 중간다리 역할을 할 친환경 연료로 꼽히고 있다. 나아가 HD현대는 궁극의 '친환경 연료' 불리는 암모니아와 수소 추진선 기술에서도 앞서 있다.

최근 미국선급협회(ABS)로부터 4만㎥ 및 6만㎥급 암모니아 추진·운반선에 대한 기본인증(AIP)을 획득함으로써 기존 인증을 받은 9만1000㎥급 함께 시장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할 수 있게 됐다.

HD현대가 건조해 지난 2022년 인도한 200K LNG운반선의 시운전 하고 있다. /사진=한국조선해양



지난해 10월에는 연료전지를 대형선박에 적용하는 실증 사업에 나섰다. 글로벌 에너지기업 쉘, 두산퓨얼셀, 하이엑시엄, DNV와 컨소시엄을 맺고, 2025년부터 쉘이 운용할 17만4000㎥급 LNG운반선에 600KW급 고효율 고체산화물연료전지를 탑재해 전력발전에 활용할 예정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를 바탕으로 장기적으로 연료전지를 추진 동력원까지 적용할 수 있는 고효율 친환경 선박을 개발해 공급할 계획이다.

HD현대는 지난해 12월, 수소엔진의 첫 단계인 LNG·수소 '혼소엔진' 개발에도 국내 최초로 성공했다. LNG·수소 혼소엔진은 디젤연료와 LNG·수소 혼합 연료를 선택적으로 사용해 각종 유해 배기가스 배출량을 크게 줄인 친환경 엔진이다.

HD현대는 2023년까지 수소 비중을 더욱 높인 혼소엔진 개발을 완료하고, 2025년에는 완전한 수소엔진을 개발해 육·해상 수소생태계 구축을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초에는 독일 프라운호퍼, 에스토니아 엘코젠과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및 수전해 시스템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 연료전지 개발 및 친환경 수소 생산 기술 확보에 나섰다.

대용량 고체연료전지시스템의 상세 설계와 시제품 테스트를 시작하는 한편, 프라운호퍼의 수전해 기술과 엘코젠의 연료전지의 핵심부품 제조 능력을 활용해 친환경 수소 생산 기술도 확보할 예정이다.

HD현대는 앞으로도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의 기술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친환경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인력 확보에 지속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독일 HD유럽연구센터를 중심으로 향후 5년간 1500만유로(약 220억 원)를 투자, 현지 파트너와의 중장기 대형 프로젝트를 적극 발굴 및 추진할 계획이다.

미래형 조선소인 'FOS'도 HD현대가 미래 조선‧해양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켜내는 데 강력한 의지이자 무기로 손꼽힌다. FOS는 친환경 및 자율운항기술과 함께 그룹 조선·해양 사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디지털 전환 관련 프로젝트다.

HD현대의 주력 조선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은 2030년까지 FOS 구축 및 관련 생산설비 도입에 3200억 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FOS 프로젝트는 총 3단계로 이뤄지며, 모든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울산 조선소는 가상‧증강 현실, 로보틱스, 자동화 및 인공지능 기술이 구현된 미래형 조선소로 전환된다.

프로젝트 1단계는 '눈에 보이는 조선소'로 올해 중 완료된다. HD현대중공업은 현재 운영 중인 가상 조선소(Digital Twin) 플랫폼인 '트윈(Twin) FOS'의 고도화를 진행 중이다.

트윈 FOS는 디지털 지도 위에 선박을 클릭하면 건조 현황과 온실가스 배출량 등을 시각적인 정보로 제공하고, 크레인과 지게차를 비롯한 동력장비까지 모니터링할 수 있는 가상조선소다. 이를 통해 공정 정보가 실시간으로 조회돼 각종 대기시간이 줄어들고 수작업, 중복 업무 등 눈에 띄지 않던 비효율성까지 제거될 것으로 기대된다.

2022 CES 프레스컨퍼런스 후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HD현대 제공



2단계로 '연결되고 예측 가능한 최적화된 공장'은 건조 과정에서 수집된 수많은 데이터를 통합, 연결하고 분석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적의 운영 조건을 도출하는 것으로, 2026년까지 진행된다.

작업 생산성을 높이고, 선제적인 예측 관리를 통해 위험 요인을 사전에 제거할 수 있어 사고 발생 가능성을 크게 줄이는 효과가 있다. 이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연간 생산원가 절감효과는 약 7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2030년 마지막 3단계 프로젝트까지 최종 완료되면 HD현대중공업은 사람의 개입이 최소화되고 설계에서부터 인도까지 모든 공정이 최적의 조건으로 자동화 되는 '지능형 자율 운영 조선소'로 탈바꿈된다. 이를 통해 최종적으로 생산성 30% 향상, 공기 30% 단축, 낭비 제로의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HD현대 관계자는 "길고도 깊은 어려운 시기를 외부 지원 없이 오롯이 홀로 견디면서 기술 중심의 체질 개선이 이뤄졌다"며 "노동집약적 산업을 벗어나 기술적 우위와 스마트 생산공정을 통해 글로벌 조선업계 패러다임 전환을 이끄는 선도기업의 자리를 확고히 하는 게 HD현대의 지향점"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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