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가 국내 증시를 뒤흔들고 있다. 실망한 개인 투자자들은 시장을 떠나고, 관련 종목과 증권사 시가총액은 3주 만에 80%가까이 증발했다.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가 국내 증시를 뒤흔들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여파로 이달 들어 투자자예탁금이 뚜렷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9일 기존 49조5630억원 수준으로 5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50조원 밑으로 내려앉은 건 지난달 10일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돈을 의미한다. 증시 진입을 준비하는 대기성 자금이기에 주식투자 열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여겨진다.
빚내서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에 대한 열기를 가늠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금액이다. 이 잔고가 줄었다는 것은 차입 투자가 감소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실제 지난달 25일 20조2408억원이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11일 18조6574억원으로 3주 만에 1조6000억원 가까이 줄었다.
이 같은 지표상의 변화는 지난달 24일부터 시작된 SG증권발 폭락 사태에 투자 심리가 꽁꽁 얼어붙었음을 나타낸다.
그도 그럴 것이 SG증권 관련 종목의 주가 폭락의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들에게 돌아갔다.
서울가스, 대성홀딩스, 삼천리, 세방, 선광, 다우데이타, 하림지주, 다올투자증권, CJ 등 9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지난 12일 기준 6조2870억원으로 폭락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 달 21일(15조3665억원)보다 9조795억원(59.1%)이나 쪼그라들었다.
이들 종목은 지난달 24일부터 SG증권 창구에서 쏟아진 반대매매 물량에 하한가 행진을 지속하는 등 단기에 폭락했다.
코스피에서 자산 가치주로 꼽히던 서울가스, 대성홀딩스, 삼천리 등 3개 종목의 시총은 단 3주 만에 73∼81% 증발했다.
9개 종목의 폭락 사태 불똥은 증권주에도 튀었다. 상장 증권주의 시총은 지난달 21일 23조원대에서 지난 12일 19조2000억원대로 3조9000억원가량 감소했다. 올해 1분기 실적 호전 소식에도 폭락 사태 여파로 주가가 약세를 보이면서 증권주 투자자들 역시 손실을 피하지 못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폭락 사태로 장외파생상품인 차액결제거래(CFD)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개인전문투자자 기준을 대폭 상향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CFD는 실제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주식 가격변동 위험에 투자해 차액을 얻을 수 있는 장외 파생상품으로 최대 2.5배 레버리지(차입) 투자가 가능하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장외파생상품은 고수익 고위험으로 전문투자자가 되면 소비자 피해 구제도 받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개인 전문투자자 자격 기준을 금융투자상품 잔고 5000만원 이상에서 최소 1억원 이상으로 대폭 높여야 한다”면서 “CFD 투명성을 높이고 신종 불공정거래를 적발하기 위해 시장 감시 시스템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