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서우 기자] 지난 달 가격인상을 단행한 교촌치킨이 같은 달 해당 금액만큼 할인을 해주는 쿠폰행사를 벌이면서, 소비자 비난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15일 교촌치킨은 공식 모바일앱에 회원가입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지난 달 21일부터 이달 말까지 등급에 따라 금액별 할인쿠폰을 발급 중이다. 이번 행사 명분은 ‘멤버십 데이’지만, 교촌치킨이 제품 가격을 올린 4월부터, 가격 인상폭과 비슷한 3000원 수준 할인쿠폰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소비자달래기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기존 교촌 멤버십 혜택을 보면, 월 2회 이상 주문인 최상위 등급 킹(KING) 회원에게 배달 2000원 할인 쿠폰을 제공했다. 이번 ‘멤버십 데이’의 경우 행사기간에 신규 가입만 해도 순살 치킨에 한해 배달 2000원 할인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해준다. VIP등급(월 1회 주문) 회원은 바로 3000원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교촌은 소비자 이탈을 막기 위한 마케팅에도 적극 나섰다. 지난 14일 교촌치킨으로부터 ‘돌아오세요’란 문구와 함께 할인행사 안내 문자를 받았다는 20대 소비자는 “매출 떨어지니 이제야 할인하는 것 아니냐. 가격이나 내려줬음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4월3일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최소 500원에서 최대 3000원까지 올렸다. 이에 따라 대표 메뉴인 ‘교촌오리지날’ 가격은 기존 1만60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허니콤보’ 가격은 2만 원에서 2만3000원으로 인상됐다.
교촌 측은 가맹점 수익 구조가 수년간 악화한 상황에서 부득이하게 이번 가격 조정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임차료 및 인건비, 각종 수수료 등 운영비용 상승에 최근 원자재 가격까지 크게 오르며 가맹점 영업환경에 대한 개선이 절실하게 필요했다는 판단이다. 특유의 맛과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조각마다 붓으로 소스를 바르는 등 까다로운 조리과정으로 소요되는 인건비가 더 높다고도 강조했다.
교촌에 따르면 본사는 2014년 이후 10년간 주요 원자재 가맹점 납품가를 동결해왔다. 분담비용이 상승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8% 감소했다. 이처럼 비용 상승 요인을 분담하며 동종업계 대비 낮은 제품 가격대를 유지해 왔지만, 최근 본사 지원도 한계에 부딪혀 가격 조정이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타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가맹점 수를 늘려 온 반면, 교촌은 가맹점 납품가 동결과 함께 무분별한 가맹점 늘리기를 지양해왔다고도 덧붙였다. 교촌은 주요 마케팅 전략이 부분육 위주 판매라 경쟁사 대비 원가가 높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학교 급식 등이 중단되면서 가슴살 등 선호도가 떨어지는 소위 '퍽살' 처리가 쉽지 않았던 점도 원가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이날 공시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 올해 1분기 매출은 1203억6085만4414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8.2% 줄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4% 감소한 58억6157만9109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45억780만5126원으로 32.2% 떨어졌다.
그럼에도 교촌에 대한 소비자 시선은 곱지 않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가격인상이 있을 때마다 선두업체인 교촌이 물꼬를 텄다는 인식에서다. 2018년 치킨업계 최초로 본사 차원에서 유료 배달비를 공식화한 것이 대표적이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공식 주문앱에서 충성고객 비중을 높이기 위한 할인행사를 자주 벌이는 편이다. ‘돌아오세요’란 문구 역시 재주문 유도를 위한 마케팅 일환”이라며 “이번 가격 조정은 누적된 비용 상승 부담으로 불가피하게 결정하게 됐다. 소비자에게 더 나은 품질과 서비스로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