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뒀던 카드사들이 올해 1분기에는 상반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기준금리 상승에 따라 조달비용 부담이 커진 데다 높아진 연체율로 적립해야 하는 대손충당금도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1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2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나 급감했다.
우리카드의 1분기 순이익도 45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4% 줄었고 롯데카드는 544억원으로 40.5%, KB국민카드는 820억원으로 31%, 삼성카드는 1455억원으로 9.5%가 각각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 비씨카드는 케이뱅크 풋옵션 평가분이 영업외 비용으로 발생해 일회성 요인에 따른 기저 효과로 13억2000만원 적자를 내면서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00% 정도가 줄었다.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마저 올해 1분기 순이익이 166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2%가 감소했다.
카드사들의 영업이익 감소 폭은 더 컸다.
하나카드의 1분기 영업이익은 24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6.2% 급감했다. 우리카드 1분기 영업이익은 570억원으로 50.3%, KB국민카드는 1118억원으로 32.5%, 삼성카드는 1918억원으로 11.4%, 비씨카드는 115억원으로 66%, 롯데카드는 680억원으로 38.6%가 각각 줄었다.
고금리에 차주의 상환능력이 떨어지면서 연체율도 악화됐다. 대부분의 카드사는 연체율 1%를 넘기며 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신한카드의 올해 1분기 연체율은 전 분기보다 0.33%포인트 상승한 1.37%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우리카드는 1.21%에서 1.35%, KB국민카드는 0.92%에서 1.19%, 하나카드는 0.98%에서 1.14%로 올랐다. 상대적으로 낮은 연체율을 유지해 온 삼성카드도 0.86%에서 1.1%로 상승했다.
이에 카드사들은 대손충당금의 규모를 늘리는 추세다. 충당금 전입액을 공시한 신한·삼성·KB국민·하나카드는 올해 1분기 총 6965억원을 충당금으로 쌓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290억원에 비하면 62.7% 늘어난 수치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신한카드 1910억원, 삼성카드 1896억원, KB국민카드 1782억원, 하나카드 1047억원, 우리카드 1030억원 등이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경제 불확실성이 증가할 것에 대비해 카드사마다 각종 금융 비용을 선반영하면서 영업 비용이 증가해 실적이 나빠진 면이 있다"면서 "올해 전반적으로 영업 환경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카드는 1분기 순이익이 7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줄어들었으나 영업이익이 9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다. 애플페이 출시로 신용판매 취급액이 전년 동기 대비 4조7000억원 가량 증대하고, 회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91만명 증가한 영향이다.
주요 카드사의 연체율이 모두 증가했으나 현대카드의 올 1분기 연체율은 0.95%로 전년 동기 대비 0.09%포인트 줄었다. 대손비용은 62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795억원 대비 21% 줄어들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