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새 회계기준 도입 후 생보사도 역대급 실적…부풀리기 논란 가열

2023-05-18 14:32 | 이보라 기자 | dlghfk0000@daum.net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적용된 후 보험사들이 첫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손해보험사에 이어 생명보험사까지 올해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거두면서 실적 부풀리기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보험사의 영업 여건 등 기초 체력에는 지난해와 다를 바가 없는데 회계기준 변경만으로 갑자기 실적과 재무 상태가 크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사진=각사 제공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교보·한화 등 3대 대형 생보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연결 지배주주지분 순이익 기준)은 총 1조62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3% 증가했다.

이중 삼성생명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7068억원으로 전년 동기 2684억원에 비해 무려 163.4%나 급증했다.

삼성생명의 1분기 보험서비스 순익은 3837억원으로 전년 동기 3914억원에 비해 2% 줄었으나 투자 서비스 순익은 지난해 1분기 2769억원 적자에서 올해 1분기 2992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1분기 신계약 계약서비스마진(CSM) 규모는 8460억원이었으며 올해 연간 3조원에서 3조5000억원 정도의 신계약 CSM 유입을 전망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투자 서비스 부문에서 전년에 비해 기저효과 같은 것은 있었고 회계 제도가 바뀌면서 플러스 요인이 된 게 있다"며 "하지만 CSM은 워낙 보수적으로 잡아서 변동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교보생명도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이 50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5% 증가했고 한화생명의 순이익도 4225억원에 달했다.

교보생명의 올해 1분기 CSM은 연결 기준 5조997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 4조7493억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시장 금리 하락에 따른 금융상품 평가 이익 증가와 IFRS17 도입으로 인한 보험서비스 이익 증가 등의 영향으로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NH농협생명은 1분기 순이익이 1146억원으로 전년 동기 430억원에 비해 167%나 급증하는 등 중소형 생보사들도 IFRS17 영향 등으로 실적이 급격히 좋아졌다.

손해보험사들도 호실적을 거뒀다. 삼성화재가 올해 1분기에 순이익 6133억원을 기록했고 DB손해보험이 4060억원, 메리츠화재가 4047억원, 현대해상이 3336억원, KB손해보험이 2538억원으로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IFRS17을 계기로 각 사의 회계기준 자율성이 확대됨에 따라 1분기 실적 발표 전후로 보험업계에서는 일부 보험사가 자의적 가정을 활용해 CSM을 과대 산출하고 이익을 부풀렸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보험사는 자산을 시가 기준으로 부채는 원가로 평가해 실적을 계산했으나 올해부터는 IFRS17에 따라 부채도 시가로 평가한다.

특히 보험사의 미실현 이익을 평가하기 위해 새로 도입한 CSM 계정의 계산법에 따라 회사의 실적이 부풀려질 수 있다는 점이 논란이다. CSM은 미래의 예상 이익을 부채로 인식한 뒤 보험 계약 기간에는 이를 상각해 이익으로 본다. CSM 산출에는 통일된 기준이 없어 각 보험사가 손해‧해지율 등을 계산할 때 가정을 달리할 수 있다는 게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은 IFRS17과 관련한 통일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작업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