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포털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 운영을 잠정 중단하며 포털의 언론 기능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국내 언론과 미디어 생태계를 확장하며 공생해온 네이버가 계속 순기능을 할 수 있도록 촉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IT업계에 따르면 뉴스 제휴 심사·관리를 담당하는 포털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가 운영을 잠정 중단한다.
제평위는 22일 운영위원 전원회의를 논의 끝에 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제평위 활동 중단은 2016년 공식 출범 후 7년 만이다.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판교 오피스 모습./사진=네이버 제공
제평위 운영 잠정 중단은 네이버와 카카오가 직접 제안했다.
네이버·카카오 측은 “제평위를 비롯한 포털 뉴스 운영이 이래서는 안 된다는 데 양사가 의견 일치를 이뤘다”며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적합한 제휴 모델을 구성하기 위해 현재의 제평위 외 새로운 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대내외적 요청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평위는 네이버·카카오가 각각 해오던 뉴스 서비스 언론사 제휴 심사를 공정하고 공개적으로 하겠다며 공동으로 설립한 자율기구로, 두 플랫폼의 뉴스 입점 심사·제재를 담당한다.
하지만 수 년 전부터 크고 작은 잡음이 일었고, 특히 정권이 바뀔 때마다 등장하는 정치권의 '포털 때리기'에 양사가 운영의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에서도 네이버는 국내에서 뉴스의 광장과 같은 역할을 해왔지만 정작 그 공보다는 언론행위를 한다는 식의 과를 따지는 목소리만 확산됐다.
네이버는 2000년 5월 '네이버 뉴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밀레니엄으로 표현되는 2000년은 인터넷 언론의 르네상스와 같은 시기였다.
인터넷 매체들은 2000년대 들어 태동했고, 이들이 인터넷의 장점을 활용해 기존 레거시 미디어의 약점을 상쇄하며 고속 성장했다.
그러던 와중 네이버가 뉴스 서비스와 곧 이은 검색 서비스 개시로 포털에서의 기사 접근성, 노출도에 혁신을 가져왔다.
다채로운 뉴스 소비 툴을 갖춘 네이버가 인터넷 언론의 발현과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2003년 경 부터는 포털의 언론 서비스가 전성기를 맞게 된다.
이 과정에서 네이버가 미디어 세계에 미친 영향은 거의 절대적이다. 포털이 언론을 장악했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네이버가 있었기에 우리나라 언론의 역동적인 확장이 가능했다고 보는 이도 적지 않다.
세계적으로 사실상 유일하다고 할 수 있는 언론 포털 시스템을 구축한 것도 네이버의 성과 중 하나다.
시민들이 네이버에만 접속하면 국내외 모든 뉴스를 무료로 편리하게 접할 수 있게 했으며, 스크랩, 구독 등의 기능이 추가되면서 시민들의 정보 접근성에 혁신을 이뤄냈다.
인터넷 대중화와 시기를 같이 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민주주의 2.0', 그 후의 민주주의 3.0 등 정치권의 캐치프라이즈, 굵직한 이슈의 빠른 확산도 네이버의 존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네이버는 뉴스 분야에서의 대성공이 오히려 독이 된 모양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새 정권의 견제 대상이 됐고, 기성 언론과 뉴스 소비 구조를 둔 주도권 싸움으로 대립각을 세우며 뜻하지 않은 적이 생겼다.
업계에서는 대외적으로 지적돼 온 일부 문제들에 대해서 네이버가 자정작용을 강화한다면 뉴스 공급자로서의 사회적 순기능과 편리한 뉴스 공급의 지속가능성을 계속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또한 포털의 뉴스 서비스가 없어지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제평위 역시 투명성을 강화한다는 전제 하에 지속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편리하고 광범위한 뉴스 서비스를 구축한 포털의 기여도는 인정해야 할 부분"이라며 "자정작용을 강화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