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신유빈(18·대한항공)-전지희(30·미래에셋증권)가 해냈다. 세계 최강 중국 조를 완파하고 결승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 탁구에 36년만에 찾아온 경사다.
신유빈-전지희 조는 27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의 인터내셔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3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탁구선수권대회 개인전' 여자복식 4강전에서 중국의 쑨잉샤-왕만위 조를 3-0(11-7, 11-9, 11-6)으로 꺾었다.
결승 진출이 확정되는 순간 신유빈(오른쪽)과 전지희가 환호하고 있다. /사진=대한탁구협회 홈페이지
신유빈-전지희가 쑨잉샤-왕만위를 상대로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고 완벽한 승리를 거둔 것은 기적에 가깝다. 쑨잉샤-왕만위 조는 2019년 부다페스트, 2021년 휴스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모두 우승했다. 여자복식 세계랭킹 1위일 뿐 아니라 단식 개인 랭킹에서도 둘은 1, 2위에 올라 있는 세계 최강 조합이다.
신유빈-전지희 조가 대회 3연패를 노렸던 이 막강 중국 조를 맞아 절대 열세일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완승을 거둬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한국 여자탁구가 세계탁구선수권대회 개인전 복식 결승에 오른 것은 무려 36년만이다. '환상의 복식조'로 명성을 떨쳤던 한국 여자탁구 '레전드' 양영자-현정화 조가 결승에 올라 금메달을 획득한 1987년 인도 뉴델리 대회 이후 36년만에 처음이다.
신유빈과 전지희는 이날 준결승에서 완벽한 호흡을 자랑했다. 신유빈이 테이블 가까이 붙어 강렬한 백푸시로 상대를 몰았고, 전지희는 찬스마다 어김없이 예리한 포핸드 톱스핀을 작렬시켰다.
자신만만하던 최강 중국조는 신유빈과 전지희의 기세에 눌려 제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전지희(왼쪽)와 신유빈이 세계 최강 중국조를 압도하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대한탁구협회 홈페이지
3게임을 내리 따내고 결승 진출에 성공한 신유빈과 전지희는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꿈을 꾸는 것 같다. 어떻게 이겼는지 모르겠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하면서 "금메달을 따면 춤을 추겠다"는 약속을 하기도 했다.
신유빈-전지희의 결승 상대는 다시 중국 조다. 천멍-왕이디 조가 4강전에서 일본의 나가사키 미유-키하라 미유우 조를 꺾고 결승에 올라왔다. 역시 만만찮은 상대를 결승에서 만났지만 신유빈-전지희는 이번 대회 결승에 오르기까지 한 게임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호흡을 과시하고 있기에 대망의 금메달 획득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신유빈-전지희의 금메달 도전 무대인 여자복식 결승전은 28일 새벽 1시 30분 열릴 예정이다.
한편 한국은 남자복식에서도 장우진-임종훈 조가 결승에 진출해 동반 금메달에 도전한다. 장우진-임종훈 조의 결승 상대는 최강 중국 조 판젠동-왕추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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