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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경제주체 금리인상 충격, 당초 우려보다는 완충"

2023-05-29 08:00 | 백지현 기자 | bevanila@mediapen.com
[미디어펜=백지현 기자]팬데믹 정상화 과정에서 시작된 국내외 금리 인상 이후 우리 경제는 IT·제조업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심화됐지만, 경제주체들이 금리 인상 충격을 당초 우려보다는 완충해 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높은 금리 수준이 이어지면서 경제주체들의 완충 여력은 줄어들고 있어 경기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취약부문의 리스크가 현실화될 우려가 지적된다.

팬데믹 정상화 과정에서 시작된 국내외 금리 인상 이후 우리 경제는 IT·제조업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심화됐지만, 경제주체들이 금리 인상 충격을 당초 우려보다는 완충해 왔다는 평가가 나온다./사진=김상문 기자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금리인상 이후 우리경제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은 2021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역사상 가장 빠른 기준금리(3.0%포인트)를 단행했다. 한은은 "금리 인상 영향은 빠르고 크게 나타났으나, 국내 경제주체들은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는 충격을 완화해 왔다"고 평가했다.

국내 기업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팬데믹 특수로 위기 이전에 비해 많은 영업이익을 축적했고, 현금성 자산 증가로 유동성 측면에서 충격을 완충할 수 있었다. 글로벌 긴축의 영향으로 수출 경기가 나빠지면서 기업의 초과영업이익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감소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

한은은 "기업의 수익성 악화에도 국내 IT·제조업 부문에서는 기업 구조조정이나 파산 사태가 크게 불거지지 않았다"면서 "그 결과 기업 부문 내에서는 금리 인상의 충격이 완충돼 그동안 가계·금융 등 여타부문으로 크게 전이되지 않을 수 있었다"고 진단했다.

가계는 IT·제조업·수출 대기업에 종사하는 가계를 중심으로 임금이 상승하면서 상대적으로 많은 초과 저축이 가능했다. 이후 경기가 둔화되는 상황에서도 고용 불안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소득의 둔화가 제약됐다. 그 결과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을 감내할 수 있었다. 한은은 "가계 연체율이 최근 상승하고 있으나 전체 금융권의 장기평균 수준(1.3%)를 하회하고 있다"며 "가계 신용 레버리지도 점차 줄어드는 등 높은 금리 수준에 조정되는 모습이다"고 설명했다.

저소득 가계는 서비스 회복에 따른 고용 증가와 정부의 금융·재정지원이 가계의 완충 여력을 개선시켰을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금융기관들은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아 고정 금리 비중이 높은 미국과 달리 금리 인상 이후에도 수익성이 나빠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내수는 서비스를 중심으로 당분간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민간의 완충 여력이 줄어들고 있어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금융안정 리스크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비은행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가능성이 현재 가장 취약한 부문으로 평가된다. 저금리 기간 중 비은행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어난 PF대출은 부동산가격 하락과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인해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했다. 한은은 "향후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PF대출에 대한 신용 리스크는 비은행 금융기관의 상호연계성을 통해 금융시장 불안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은은 "경제주체들은 당초 우려에 비해 충격을 감내해 왔지만 이것이 우리 경제의 건강한 복원력과 성장 잠재력을 반영한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신성장 산업 육성과 공급망 다변화 등 중장기 구조개혁 노력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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