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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발사 카운트다운 북, 일본에만 통보…대외정책 전환?

2023-05-30 18:41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예상보다 이른 시점인 6월 초에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29일 국제해사기구(IMO) 지역별 항행구역 조정국인 일본에 ‘인공위성을 31일 0시부터 내달 11일 0시 사이에 발사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어 북한의 군부 2인자인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30일 입장발표를 내고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6월에 곧 발사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6일 한달여만에 잠행을 깨고 정찰위성 발사 준비 현지지도에 나서 비상설위성발사준비위원회의 차후 행동계획을 승인한 이후 발사 준비가 급진전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2일 북한의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곳곳의 건설공사가 6일만에 급진전됐다는 미국의 상업위성 플래닛 랩스가 촬영한 사진을 분석해 자유아시아방송이 보도하기도 했다.

북한은 이미 지난 4월 군사정찰위성 1호기가 완성됐다고 밝힌 바 있으며, 발사장 건설만 남겨둔 상황에서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및 G7 계기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 등을 지켜보면서 한달여 동안 침묵했다가 드디어 위성 발사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것이다.    

북한이 이번에 위성을 발사한다면 광명성 4호 발사 이후 7년만이다. 발사 장소는 기존의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이나 최근 건설이 포착된 인근 신규 발사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발사체 낙하 등이 예상되는 서해 2곳과 필리핀 해상 1곳에 항행 경보가 발령됐다.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하는 것이므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다. 따라서 이번 북한의 통보에 한국과 미국, 일본이 즉각 성명을 내고 철회 촉구 및 단호한 대응 방침을 밝혔다.

특히 외교부는 30일 “북한의 위성 발사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일체의 발사를 금지하고 있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강조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고도화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우리의 정당한 연합훈련 등 한미 연합방위태세 유지를 정찰위성 발사의 핑계로 삼는 적은 어불성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이날 오전 북한의 군부 2인자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위성발사 계획 및 다양한 정찰수단 시험 계획을 밝히면서, 미국의 각종 정찰자산 전개 등을 비난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북한은 “북한과 주변 국가들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주장해 정찰위성발사에 대한 중국의 반대를 사전에 차단하면서 위성발사에 대한 정당성을 내세웠다.

그동안 북한은 정찰위성이 있을 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더욱 위력을 발휘할 수 있으므로 정책의 우선순위로 삼고 매진해왔다. 그러면서도 북한이 이번 위성발사계획을 일본에만 통보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북한은 29일 IMO의 지역별 항행구역 조정국인 일본에 위성발사 계획을 통보하면서 정작 IMO엔 통보하지 않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인민군 창설(건군절) 75주년을 맞아 7일 군 장령(장성) 숙소 방문 및 기념연회에 부인 리설주 여사와 딸 김주애와 함께 참석했다고 노동신문이 8일 보도했다. 2023.2.8./사진=뉴스1


임수석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IMO를 통해 확인한 바로는 아직까지 IMO는 북한으로부터 통보받았다고 발표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아직까지 국제민간항공기구나 국제전기통신연합 등 다른 국제기구가 북한으로부터 통보받았다고 발표한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즉, 북한은 이번 위성발사 계획을 아직까지 IMO 지역별 항행구역 조정국인 일본에만 통보했으며, 공교롭게도 북한은 일본에 통보한 같은 날인 29일 외무성 박상길 부상 담화를 통해 “일본과 서로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7일 일본인 납북자의 귀국을 촉구하는 국민대집회에서 북일 정상회담 조기 실현 의지를 밝힌 것에 대한 반응이다.

박 부상은 담화에서 “일본이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대국적 자세에서 새로운 결단을 내리고 관계 개선의 출로를 모색하려 한다면 조일(북일) 두 나라가 서로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공화국 정부의 입장이다. 일본은 말이 아니라 실천행동으로 문제 해결의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박 부상은 “일본이 전제조건없는 정상회담을 말하지만 이미 다 해결된 납치 문제와 우리국가의 자위권을 운운하고 있다. 실현 불가능한 욕망을 해결해보려고 시도해보는 것이라면 오산이고 시간낭비”라고 했다. 아울러 그는 “기시다 수상이 ‘전제조건없는 일조 수뇌회담’을 희망한다는 입장을 표명해왔다는데 이를 통해 실제로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지 가늠이 가지 않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처럼 북한이 납북자 문제 등에 대한 일본의 입장 선회를 요구했지만 일본과 대화에 가능성을 열어두고 구체적으로 응대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함께 북한이 오는 9월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 참가 소식이 보도되고 있는 점도 대외정책 전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북한은 6월 초 노동당 전원회의 개최를 예고해 이례적으로 상반기 중 두 차례 전원회의 열게 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30일 북한과 일본의 고위급 협의 가능성과 관련해 “한국과 미국, 일본은 북한과의 대화의 문이 열려있음을 일관되게 발표한 바 있다”면서 “북한이 진정으로 대화를 원하면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핵·미사일 위협과 도발을 즉각 중단하고 대화의 장으로 복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정찰위성 발사 예고 시점인 6월 초 노동당 전원회의를 연다고 29일 밝혔. 북한은 지난 2월 26일~3월 1일까지 전원회의를 개최한 바 있어 상반기에만 두차례 전원회의를 여는 것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월 전원회의는 농업·경제 문제를 집중 논의했고, 따라서 이번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정치·외교적 입장을 발표할지 주목된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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