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5월 우리나라 수출이 자동차를 제외한 대부분 품목에서 큰 폭으로 줄면서 8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무역수지도 15개월째 적자다. 특히 반도체 비중이 높은 대(對)중국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1일 ‘2023년 5월 수출입 동향’ 발표를 통해, 지난달 수출액은 522억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15.2% 감소했으며, 수입은 543억 달러로 14.0% 감소했다고 밝혔다. 무역수지는 21억 달러 적자다.
산업부는 이 같은 수출 감소 원인으로 조업일수 감소(1.5일)와 계속되는 IT 업황 부진, 지난해 5월 수출이 역대 2위 실적을 기록한 데 따른 역기저효과를 꼽았다. 다만 전월보다 조업일수가 하루 더 적었음에도 불구, 전체 수출규모는 증가했으며 일평균 수출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24억 달러대를 회복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자동차(49.4%)와 일반기계(1.6%), 양극재(17.3%) 수출은 증가했지만, 우리나라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36.2%)와 석유제품(-33.2%)·석유화학(-26.3%) 수출은 전년대비 단가하락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다.
또한 자동차 수출이 증가한 반면, 주요 15대 품목 가운데 이차전지(-4.9%)·차부품(-0.7%) 등의 수출은 줄었다.
지역별로는 미국(-1.5%), 유럽연합(-3.0%), 중국(-20.8%), 아세안(-21.2%), 중남미(-26.3%), 중동(-2.6%) 등 주요 6대 지역 수출이 모두 감소했다.
수출과 함께 수입도 줄었다. 지난달 수입은 원유(-16.2%), 가스(-20.2%), 석탄(-35.1%) 등 에너지(-20.6%) 수입이 감소함에 따라 14.0% 감소했다. 에너지 외에도 반도체, 철강 등 원부자재 수입도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5월 무역수지는 21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으며, 무역적자 규모는 지난 1월 이후 지속해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그동안 수출위기 극복과 수지개선을 위해 ‘국가첨단산업육성전략’ 수립, 국가전략기술 투자세액 공제율 상향, 세일즈 정상외교 등을 추진해 왔다”면서 “앞으로도 범정부 역량을 총결집해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먼저 단기적으로 유망품목 수출의 밀착 지원, 중국 내 프리미엄 소비재 전시회 참가, 신성장 제조업 마케팅 등을 집중 지원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수출의 안정적인 성장기반 구축을 위해 품목의 고부가가치화·다변화, 수출시장 다변화 등을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산업부는 조속한 시일 내 무역흑자 전환을 이룰 수 있도록 6월 중 ‘제3차 범부처 수출상황점검회의’, ‘디지털무역 간담회’ 등을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최근 수출 감소는 일본·대만을 비롯해 여러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4월 이후 12개월 연속으로 수출이 감소했으며, 동기간 대규모 무역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IT수출 비중이 높은 대만 역시 반도체 업황 부진 등의 여파로 지난 4월 수출이 13.3%나 감소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