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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 불황 장기화 우려…'윤활유'에 거는 기대

2023-06-02 14:49 | 조성준 기자 | abc@mediapen.com
[미디어펜=조성준 기자]정유사들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불황이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면서 안정적 수익을 내고 있는 윤활유에 관심이 쏠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 1분기 합산 영업이익 1조4500억 원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2분기에도 이 같은 부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와 각종 리스크 영향으로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면서 정제마진이 하락하며 실적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SK루브리컨츠 전기차 윤활유 모습. 왼쪽부터 SK ZIC ZERO 16, SK ZIC ZERO 20, SK ZIC ZERO 30. 사진=SKinno News 캡처



올해 1분기 정유 4사의 재고자산 가치는 16조2577억 원으로 파악된다. 이는 전년 동기 20조5294억 원에 비해 20.8% 감소한 수준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1분기 별도 기준 재고자산이 3조637억 원으로 전년 동기 3조4236억원에서 10.5% 감소했다.

GS칼텍스의 재고자산은 지난해 1분기 6조9872억 원에서 올해 1분기 4조8369억 원으로 30.8% 줄어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 사업체 SK에너지는 1분기 재고자산이 3조9358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4조7207억 원에서 16.6% 감소했다. 

에쓰오일은 작년 1분기 5조3979억 원에서 18% 감소한 4조4213억 원의 재고자산을 기록했다.

정유업계 수익성은 국제유가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미리 구매한 재고 자산 가치고 올라가고, 떨어지면 가치가 하락한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해 1월 배럴당 평균 82.98달러에서 출발해 6월 114.34달러까지 치솟았다. 유가는 지난해 하반기 들어 지속 하락세를 보이다 올 3월 73.37달러를 기록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재고자산 가치 하락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2분기도 부진한 상황이 연출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유사의 수익지표인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 4~5달러대로 올라섰지만 추가 반등이 없다면 실적 개선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정유사들의 부진이 하반기 내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유 제품의 부진 속에 그나마 윤활유는 안정적인 수익성을 보장하고 있다.

정유 4사가 1분기에 윤활유 사업으로 거둔 이익은 6100억 원 수준으로,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의 42.1%에 달한다. 주업인 정유업이 불황이었지만 그나마 윤활유 분야에서 안정적 수익이 나온 셈이다.

올해 1분기 정유 4사의 영업이익 중 윤활유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SK이노베이션이었다. SK이노베이션은 윤활유로만 2592억 원의 수익을 내 실적의 69.1%를 채웠다.

GS칼텍스 1256억 원(41.0%), 에쓰오일 1958억 원(38.0%), HD현대오일뱅크 308억 원(5.0%)가 뒤를 이었다.

윤활유는 경기를 크게 타지 않고 꾸준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또한 전기차 보급 확산 영향으로 시장이 더욱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BIS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전기차 윤활유 시장은 지난해 2조 원 수준에서 2031년 23조 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연평균 29% 시장 확장이 예상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유사들도 업황 영향을 많이 받는 정유업의 비중을 서서히 줄이고, 기존에 하던 사업이면서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윤활유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용 윤활유 개발에 힘쓰고 있으며, 내연기관 차량용 고급 제품 생산도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국내 시장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품질을 인정받고있어 앞으로 사업 비중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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