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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 첸백시 "공정위 제소" vs SM "정산자료 사본 제공" 갈등

2023-06-05 13:40 | 김민서 기자 | kim8270@mediapen.com
[미디어펜=김민서 기자] 그룹 엑소 멤버 백현, 시우민, 첸 측이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제소했다. 

세 사람의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린의 이재학 변호사는 5일 "전날 국민신문고 전자접수를 통해 공정위에 SM의 거래상지위남용행위에 대해 제소했다"고 밝혔다. 

5일 엑소 첸백시(첸, 백현, 시우민) 측은 SM엔터테인먼트를 공정위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SM 측은 첸백시가 요구한 정산내역 사본을 조건 부 제공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SM 제공



이 변호사는 "공정위가 2007년 10월, 2011년 1월 SM을 상대로 두 차례에 걸쳐 시정명령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한 불공정한 계약 행위가 SM에서 버젓이 벌어져왔다는 사실을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엑소 유닛 그룹 첸백시로 활동한 세 사람은 첫 번째로 전속계약의 계약기간 기산점을 체결일자가 아닌 데뷔일로 정하는 조항을 문제 삼았다. 

이 변호사는 첸백시가 데뷔 당시 데뷔일로부터 7년간 전속기간을 체결한 계약서 문구 일부를 공개하고, 전속계약 발생일을 '연예활동 데뷔 시'부터 기산하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소속사 자의에 따라 결정되는 초장기 전속계약으로, 불공정성이 이미 확인됐음에도 SM이 공정위의 시정 조치를 따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이미 2007년 공정위 의결에서 '(계약일부터가 아닌) 데뷔일로부터 5년'이라는 계약기간이 과도하게 장기라는 판단을 받았는데도 SM은 전속계약서 본문에 7년, 부속합의서에 3년의 기간을 두어 오히려 더욱 불공정한 계약을 체결하게 했다"고 밝히면서 일부 소속사는 계약 체결일로부터 전속계약 효력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로는 전속계약 조항 중 하나인 '최소 수량의 앨범을 발표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이를 이행하는 시점까지 본 계약기간은 자동 연장되는 것으로 한다'에 대해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자동 연장된다는 기간의 상한이 없고, 앨범의 발표 수량을 다 채울 때까지 상한선도 없이 계약 기간이 자동 연장된다는 조항은 명백한 노예 계약"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 변호사는 "기존 전속계약이 1년 여나 남은 시점에 미리 장기간이자 기간 상한도 없는 후속 전속계약을 체결해 아티스트를 묶어두려는 행위도 정당하다고 볼 수 없다"면서 "SM은 아티스트들에게 후속 전속계약에 대한 계약금도 지급한 바 없다"고 추가 지적했다. 

5일 엑소 첸백시(첸, 백현, 시우민) 측은 SM엔터테인먼트를 공정위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SM 측은 첸백시가 요구한 정산내역 사본을 조건 부 제공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SM 제공


SM 측도 반박에 나섰다. 다만, 첸백시 측이 당초 주장했던 '정산자료 사본 공개'에 중점을 둔 입장을 내놨다. 

SM 측은 "당사는 심사숙고한 끝에 아티스트 3(첸백시)인 및 그 대리인이 정산자료 사본을 정산내역을 점검하는 이외에 다른 부당한 목적으로 활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 받는다는 전제로, 아티스트 3인에게 정산자료 사본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티스트 3인 외 엑소 멤버들에게도 이러한 상황을 설명해 정산 자료 사본을 제공하는 부분에 대해 동의, 또는 양해를 구했다"고 했다. 

SM 측은 첸백시와 대리인에게 정산자료를 열람할 기회를 꾸준히 제공해왔으나, 첸백시 측이 확인하지 않았다고 재차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티스트 3인 대리인이 언제든지 당사에 방문해 정산자료를 검토하고 의견을 제시할 기회가 있는데도 굳이 이를 복사해달라고 요청하고 전속계약 해지까지 운운하는 것에 다른 부당한 목적이 있는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면서 제3자 개입에 대한 우려를 거듭 표현했다. 

SM 측은 "당사가 아티스트 3인에게 사본 제공 요청을 받았을 때 ‘아티스트 3인이 신규 계약에 저촉이 되는 이중 계약을 제3자와 체결한 사실이 없는지’, ‘귀하가 아티스트 3인만을 대리하는 것인지’ 등에 대해 반복해 확인을 구했던 것이나, 아티스트 3인 측 대리인은 이에 대해 오로지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설명했다. 

5일 엑소 첸백시(첸, 백현, 시우민) 측은 SM엔터테인먼트를 공정위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SM 측은 첸백시가 요구한 정산내역 사본을 조건 부 제공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SM 제공


조건 부 사본 제공을 결정한 SM 측은 "아티스트 3인의 문제 제기와 관련해 당사에 대한 다양한 보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당사는 이에 대해 일일이 구체적으로 반박하지는 않고 있다. 다만 근거가 부족한 일방적인 통보만으로 계약이 해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울러 제3의 세력이나 아티스트 3인에 대하여 잘못된 조언을 하고 있는 자들에 대해 법적‧윤리적 책임을 묻는 것과 별개로, 당사가 소중히 생각하는 아티스트 3인과는 계속해 최선을 다해 협의하도록 할 것"이라면서 "당사는 팬 분들이 기대하는 엑소 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첸백시는 지난 1일 SM을 상대로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첸백시는 SM이 정산내역의 투명성을 보장하지 않았고 해외 활동 등을 이유로 부당한 장기계약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SM 측은 외부세력이 있다고 보고 "아티스트의 미래나 정당한 법적 권리와 같은 본질적 내용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오로지 돈이라는 욕심을 추구하는 자들의 움직임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미디어펜=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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