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래경 사태의 후폭풍을 겪고 있다. 이래경 다른백년 이사장은 ‘천안함 자폭설’로 국민적 공분을 야기해 혁신위원장 임명 9시간 만에 사퇴했다. 이에 이 이사장 임명을 단행한 이재명 대표에게 책임론과 더불어 보여주기식 '쇼윈도 정치의 폐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민주당은 현충일 직전인 지난 5일 이래경 다른백년 이사장을 당 혁신기구 수장으로 임명했다. 이 이사장 임명은 이 대표가 지도부와 충분한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대표가 이처럼 독단적으로 인사권을 행사한 것은 ‘우군’ 확보가 목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김남국 코인 논란 등으로 당내 입지가 줄자 극단적인 ‘친명’ 인사가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월 19일 오후 경기도 파주 소재 방공부대를 방문 단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마 등을 살펴본 뒤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문제는 전권 위임 가능성까지 거론됐던 막중한 자리에 ‘천안함 음모론자’로 알려진 인물이 임명됐다는 것이다. 특히 망언이라고 평가받는 이 이사장의 과거 발언들이 SNS에 드러나 있음에도 임명이 강행됐다는 점에서 당 내부에서도 부적절한 결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 이사장의) 글을 구체적으로 다 보지 못했더라도 발언의 요지는 한 번 씩 봤을 것”이라며 “(이 대표가) 문제라고 못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관계자도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도 “(천안함 망언을) 몰랐다면 당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이고, 알았다면 그 자체로도 문제”라며 이 대표가 우군 확보가 급했던 탓에 ‘천안함 망언’을 큰 흠결로 여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당에서는 이래경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쇼윈도 정치’가 문제를 키운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장예찬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이래경 사태로) 그간 민주당이 안보와 보훈을 중시한다던 것은 중도층 표심을 확보하기 위한 가식으로밖에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며 안보를 강조하던 이 대표가 천안함 음모론자를 등용한 것은 ‘모순’이라고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민주당 지도부가 안보와 보훈에 진정성이 있다면 국민의힘이 5.18망언 인사를 징계한 것처럼 이래경 사태에 적절한 징계를 결정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이 안보를 강조하는 와중에도 천안함 비하 사태가 반복되는 것에는 지도부의 상반된 행보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은 것이다.
실제 이래경 사태의 핵으로 지목되는 이 대표는 안보와 국방을 강조하면서도 이를 등한시하는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평소 이 대표는 정부의 국방과 안보 문제 질타에 앞장서 왔다. 그러나 공개석상에서 안보를 강조했던 것과 달리 정작 국방과 안보가 논의되는 현장에는 소홀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20일 오후 충남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육군 국정감사에 불참해 자리가 비어있다. /사진=연합뉴스
참여연대의 국회 감시전문 사이트 ‘열려라 국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까지 이 대표는 자신이 소속된 상임위원회인 국방위원회 출석률이 42.86%에 그친다. 북핵 위기가 고조되던 지난해 이 대표의 국정감사 출석률 또한 35.36%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현재까지 국방위원으로서 대표 발의한 법안도 전무한 실정이다.
아울러 안보를 강조하던 모습과 달리 보훈에도 소홀했음이 확인된다. 민주당 지도부는 올해 3월 열린 제8회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 불참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기념식에 초청받았음에도 ‘오래전 계획된 일정’을 이유로 불참한 것으로 알려진다. 서해 수호의 날은 지난 2016년부터 매년 3월 넷째 주 금요일 천안함 피격 등으로 서해를 수호하다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고 국토 수호 결의를 다지기 위해 법정 기념일로 제정됐다.
최근 5년간 서해 수호의 날 행사에 민주당 지도부가 참석하지 않은 사례는 이재명 지도부가 유일하다. 진정성이 결여된 ‘쇼윈도 정치’가 이래경 사태를 촉발하게 된 하나의 원인이라고 지목되는 이유다. 따라서 이재명 지도부가 쇼윈도 정치라는 비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래경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진정성 입증이 시급해 보인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