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9일 “윤석열정부의 외교안보 지평은 전세계를 무대로 한다”며 “이전 정부는 수년간 스스로를 한반도에 가둬왔다”고 말했다.
조태용 안보실장은 이날 오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과 국립외교원, 통일연구원, 한국국방연구원의 4개 국책연구기관이 공동 주최하는 ‘윤석열정부 출범 1주년 외교·안보·통일 분야 평가와 과제’ 학술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우리정부의 외교안보전략은 국익을 중심에 두는 원칙, 상호주의에 바탕을 두고 글로벌 중추국가를 지향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국과의 관계도 다를 바 없다”며 “국가 관계는 상호존중이 기본이 돼야 한다. 대한민국의 신장된 국력과 국민 눈높이에 걸맞는 당당한 외교로 건강한 한·중 관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한 “윤석열정부의 국가안보전략은 한반도와 인도·태평양지역, 세계가 직면한 안보환경을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누가 우리의 생존과 안보를 위협하는 적인지, 그 적에 대항해 우리편에 설 나라는 누구인지 분명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 실체적 안보위협은 북한의 핵·미사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조 안보실장은 “북한 정권이 핵·미사일 개발에 몰두하는 사이 북한주민들은 최악의 경제난과 인권유린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소위 위성 명목의 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 한번에 쏟아부은 비용이 북한 전체 주민 10개월치 식량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이 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서울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 외교·안보·통일 분야 평가와 과제’ 4개 국책연구기관 공동학술회의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3.6.9./사진=미디어펜
그러면서 “이는 빈곤에 허덕이는 북한주민을 살리는데 쓸 비용이다. 무고한 사람들의 삶을 담보로 하는 취약한 평화가 진짜 평화라고 믿으며, 스스로 속이고, 진실을 회피하는 것은 윤석열정부의 외교·안보 철학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한미동맹에 대해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 국빈방미 때 두 정상은 확장억제를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워싱턴선언을 채택함으로써 한미동맹을 핵 기반의 새로운 동맹 패러다임으로 업그레이드 했다”고 설명했다.
또 “가치동맹의 주춧돌 위에 안보, 산업, 과학기술, 문화, 정보 동맹이라는 5개의 기둥을 세우고, 지난 70년동안 역내 평화와 번영의 핵심축으로 기능해온 한미동맹을 글로벌 포괄적 동맹으로 한층 더 발전시켜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일관계에 대해선 “엄중한 안보경제 환경 속에서 한일관계 경색을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한일 간 현안 해결 결단을 내렸고, 일본이 호응하면서 양국관계 개선도 속도감있게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현 정세에 대해 “냉전 종식이란 국제질서의 가장 큰 변곡점 이후 30년이 지나 다시금 거대한 지정학적 지각변동의 시작을 목격하고 있다”며 “미·중 간 전략경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그간 탈냉전 국제질서를 지탱해 온 자유주의와 세계화라는 양대 축을 뒤흔들고 다시 군비 증강, 전략적 경쟁구도 부상, 탈세계화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 실장은 “경제 분야에서도 세계화가 퇴조하면서 시장논리와 비교우위에 따른 자유무역보다 신뢰할 수 있는 국가간 연대와 공급망 협력이 훨씬 더 강조되고 있다”며 “경제와 안보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지금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 핵심 신흥 기술을 보유한 우방국과 양자, 소다자 공급망 위기 대응 능력 확보,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전면적으로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