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바다를 터전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한다고 선언한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대양 친환경 대전환' 비전을 밝혔다.
10일 HD현대에 따르면 정 사장은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진행 중인 조선해양박람회 '노르시핑(Nor-shipping) 2023'에 가삼현 HD한국조선해양 부회장, 안광헌 HD한국조선해양 사장 등 최고경영진과 함께 참석해 글로벌 선사 및 선급과 조선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6일부터 9일까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진행 중인 조선해양박람회 '노르시핑 2023' 기간 중 글로벌 선주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HD현대 제공
이 자리에서 정기선 사장은 "HD현대가 만드는 선박과 HD현대의 기술이 대양의 친환경 대전환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노르시핑 기간 중 임기택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과 만나 친환경·디지털 등 글로벌 조선 및 해운업계의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HD현대의 조선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이번 노르시핑 기간 중 선박 친환경 분야에서 의미 있는 행보를 보였다.
HD한국조선해양은 노르시핑 참가 이틀째인 지난 7일(현지시간) 영국 로이드선급(LR), 노르웨이 해운사 크누센(Knutsen), HD현대중공업과 'LNG운반선의 전 생애주기 탄소배출량 산출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네 기관은 세계 최초로 실제 선박의 '요람에서 무덤까지', 즉 원재료 조달부터 건조, 운항, 폐선까지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고, 결과를 담은 보고서도 발간할 계획이다.
측정에 참여하는 선박은 크누센 소유의 17만4000㎥급 LNG운반선으로,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이달 인도 예정이다.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은 선박 1척 건조를 위한 공정 프로세스를 분석, 공정별 원재료, 에너지 사용량 등 데이터를 제공할 계획이다.
로이드선급은 탄소 배출량 산출 모델링 개발을 담당하고, 크누센은 선박 운영, 유지보수, 폐기 단계에서 배출량 산출을 위한 실증 데이터를 제공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번 협약에 따라 선박 전 생애주기에 걸친 환경적 영향을 보다 구체적으로 산출할 수 있게 되면, 글로벌 조선업계의 탄소감축 전략 수립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6일부터 9일까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노르시핑 2023에 마련된 HD한국조선해양 부스. /사진=HD현대 제공
또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6일 노르시핑에서 LR과 라이베리아기국으로부터 액화이산화탄소(LCO2)·암모니아·LPG 등을 함께 운반할 수 있는 2만2000㎥급 다목적 가스운반선에 대한 기본설계 인증(AIP)을 획득했다.
이 선박은 세계적인 탄소중립 흐름에 발맞춰 중요한 핵심 화물이 될 액화 이산화탄소와 암모니아를 함께 운송할 수 있어 향후 기후변화 대응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탄소 포집과 저장에 활용되는 LCO2운반선과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부상하고 있는 수소를 추출할 수 있는 암모니아 운반선의 수요는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8일 미국선급협회(ABS)로부터 3세대 메탄올 저인화점 연료공급 시스템(LFSS)에 대한 AIP도 획득했다. 메탄올 LFSS는 메탄올 추진선에 필수적으로 적용되는 시스템으로, 메탄올 연료공급시스템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해준다.
한편 정 사장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3에서 지속가능한 미래의 해법을 바다에서 찾겠다고 선언했다. 글로벌 에너지 위기와 기후 변화 해법을 바다에서 찾아 새롭게 시작하는 HD현대그룹의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이를 기반으로 100년 기업으로 이끌어 가겠다는 구상이다.
HD현대는 바다에 대한 관점과 활용 방식의 근본적 대전환(Ocean Transformation)을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구현하겠다고 했다. 지구 자원의 보고이자 글로벌 네트워크의 중심인 바다를 대하는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접근 방식이다.
HD현대는 지난 CES 2022에서 밝힌 퓨처빌더로서 역할과 방향성을 더 구체화한 비전이다. 이를 바탕으로 HD현대는 100년 기업으로 항해하는 새로운 50년의 성장 동력을 마련한 다는 계획이다.
HD현대는 그룹이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해양, 에너지, 산업기계 기술력을 활용해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고, 안전하게 운송 및 활용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해나갈 계획이다. 이로써 바다를 '지속 가능한 친환경 에너지의 장'으로 전환하는데 앞장 선다.
시급한 문제로 꼽히는 새로운 삶의 터전을 위해 먼 미래의 우주가 아닌 바다에서 해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취지에서다. 지구의 70%가 바다인 만큼 그 가능성 또한 아직 무한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