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한국SG증권발(發) 매물폭탄 사태의 여파가 아직 가시지 않은 가운데 또 다시 유사한 상황이 발생해 시장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 14일 동일산업 등 5개 종목은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번 사태 역시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가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지난 4월의 상황과 유사한 지점이 많아 금융당국도 긴장된 시선으로 주시하고 있다.
한국SG증권발(發) 매물폭탄 사태의 여파가 아직 가시지 않은 가운데 또 다시 유사한 상황이 발생해 시장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15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코스피 상장사인 동일산업·방림·대한방직·만호제강 등 4곳과 코스닥 상장사 동일금속의 주가가 전부 하한가까지 폭락한 상태로 거래를 마쳤다. 사태의 여파는 이들 5개 종목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한국 시간으로 지난 13일 밤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가 시장에 대체로 긍정적인 영향을 줬음에도 불구하고 14일 코스피 지수는 0.72%, 코스닥은 2.79% 폭락했다.
이번 하한가 사태는 지난 4월말 발생한 이른바 ‘라덕연 사태’와 겹치는 부분이 많다. 우선 5개 종목 간에 직접적인 공통점이 없다는 점, 하한가 타이밍이 거의 유사하다는 점이 공통적이다.
이들 종목의 주가가 약 3년간 꾸준히 상승해 왔다는 점도 유사하다. 방림은 지난 2021년 연초 대비 281.68% 상승했다. 만호제강(273.71%), 동일산업(189.86%), 동일금속(168.40%), 대한방직(36.17%) 등도 흐름이 유사하다.
이번 사태가 지난 4월과 차이점이 있다면 이번 사건은 한국소시에테제네랄(SG)증권과 같은 공통의 매도 창구가 없다는 점이다. 신한투자증권과 키움증권, KB증권 등 다양한 증권사 창구에서 물량이 쏟아졌다. 차액결제거래(CFD)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는 증권사에서도 물량이 나온 터라 CFD 허점을 노린 시세조종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네이버의 한 주식 카페가 교집합으로 지목됐다. 약 6400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이 카페에서 ‘원칙대로’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매니저 강모 씨를 필두로 이 카페에서 5개 종목이 추천됐기 때문이다. 그는 작년에도 주가조작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4억원의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경향신문‧한겨레 등과의 통화에서 강모 씨는 ‘5개 기업에 대해 소액주주운동을 벌여왔으며, 우호 지분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주변에 투자를 권유해왔다’면서 ‘지난 4월 하한가 사태 이후 증권사들이 대출규제를 강화하면서 수급이 악화됐고 매도 물량이 나왔다’는 취지로 해명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빠른 행동에 나섰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 등 금융당국은 불공정거래 여부 등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섰다. 한국거래소는 이날(15일)부터 5개 종목들에 대한 매매거래와 신규호가 접수를 전격 중단했다. 그러면서 거래소는 이들 회사에 불공정거래 풍문에 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으며, 3개 종목(동일금속‧방림‧만호제강)은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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