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성동규 기자]주택시장 호황에 따른 이익을 기반으로 안정된 재무구조를 유지해오던 동원개발이 올해 1분기 들어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원자재 상승 여파에 영업이익이 2014년 수준으로 회귀했다.
동원개발 실적 추이./자료=전자공시시스템 제공
매출채권 등의 증가로 운전자본 부담이 가중되면서 영업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기도 했다. 현재와 같은 실적 부진이 올해 지속해서 이어진다면 수년간을 이어가던 무차입 경영 기조가 종식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동원개발의 별도기준 매출 1810억6744만원, 영업이익 199억2957만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1727억9322만원)은 4.79% 늘어났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지난해(425억6224만원)보다 53.18%(226억3267만원)나 줄어들었다. 최근 9년 만에 최저치다. 이렇다 보니 영업이익률도 자연히 지난해 24.63%에서 올해 11.01%로 절반 넘게 빠지기도 했다.
매출을 늘리고도 원가관리에 실패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하락한 셈이다. 더 큰 문제는 현금흐름이 악화됐다는 점이다. 동원개발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지난해 1058억156만원에서 올해 –767억6245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분양 및 공사 대금 등 매출로부터 발생한 들어와야 할 현금이 제때 들어오지 않은 탓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외상 판매대금'을 뜻하는 매출채권이 직전분기보다 103억2491만원 늘었다. 발주처와 일정한 기간 내 대금 지급을 합의한 것이기에 부실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문제는 건설 경기가 좋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높은 금리와 미분양 위험 증가로 분양대금 회수에 실패한 발주처가 이미 합의한 매출채권마저 지급하지 못해 악성 채권으로 돌변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매입채무도 234억3697만원 늘었다. 매입채무는 상거래에서 발생하는 외상매입금이나 지급어음 등이다. 이에 따라 해당 채무가 늘어났다는 것은 거래처에 줘야 하는 외상대금이 쌓였음을 의미한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나빠지면서 당장 집행해야 할 자금 등 운전자본이 부족해져 현금성자산(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운전자본으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동원개발의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2075억155만원에서 올해 608억8741만원으로 70.66%나 급격히 줄었다.
동원개발의 외부 차입금 규모 증가세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 장기차입금으로 구성된 외부 차입금 총 규모는 지난해 1230억3875만원에서 올해 1425억9202만원으로 195억5327만원 줄었다.
실적 악화와 관련해 동원개발 측은 "답변하기 곤란하다"는 입장만 내놓았다.
[미디어펜=성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