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수요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던 석유화학업계가 영업손실을 빠르게 털어내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원가하락과 수요회복 등이 뒷받침된 덕분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LG화학 대산공장·롯데케미칼 울산공장·금호석유화학 고무공장·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 울산공장 전경/사진=각사 제공
1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올 2분기 흑자로 전환할 전망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4분기 연속 적자를 냈지만, 분기 영업손실만 놓고 보면 지난해 4분기 4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262억원으로 급감했다. 곧 적자 탈출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지난 2012년 호남석유화학과 케이피케이칼의 합병으로 세워진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첫 연간 적자를 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초소재와 첨단소재 이익이 원가 하락과 수요 회복으로 1분기 흐름을 이어받아 개선되는 한편, 미국 자회사 LC USA는 가동 중단 영향이 해소되며 흑자 전환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화학 업황은 중국 중심의 증설 부담이 여전히 리스크로 남아있지만 불확실성은 피크를 지났다"고 전했다.
특히 2분기에 석유화학 기초 원재료인 나프타(납사) 가격이 전 분기보다 약 10% 하락해 원가 부담도 덜었다.
더불어 지난 3월 인수를 완료한 동박 기업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옛 일진머티리얼즈) 실적이 2분기 연결 실적에 반영되는 점도 긍정적이다.
LG화학의 석유화학 부문도 올해 2분기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 영업이익을 100억∼300억 원대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폴리염화비닐(PVC), 고부가합성수지(ABS) 등 고부가 제품 위주 수익성 개선을 필두로 2분기 흑자 전환을 전망한다"며 "이는 전방산업 성수기 진입과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수요 개선으로 인한 시황 회복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LG화학은 수익성 악화로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1660억 원, 올해 1분기 영업손실 508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전방산업인 가전·건설 업황이 침체하면서 주요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감소한 여파다.
업계는 올 하반기 석유화학업계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 2년간의 삼중고가 하나씩 소멸하고 있다"며 "유가와 에너지 가격 급등을 초래한 중국의 급진적 탈탄소 정책이 일시 후퇴하고 러시아 원유 수출량은 1년 내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 칩 부족 등 공급 병목 현상도 완화하며 글로벌 공급망과 생산도 정상으로 회귀 중"이라며 "2020∼2023년에 걸친 중국 에틸렌 증설 사이클도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최악의 경영 환경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