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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준오 브이씨 대표 "우린 기술적 우월성에 진심인 회사"

2023-06-20 11:30 | 이원우 차장 | wonwoops@mediapen.com
[미디어펜=대담 김진호 주필‧정리 이원우 차장‧사진 김상문 부장] 서울대학교 88학번. 전기공학 전공으로 미국 UCLA 박사학위 취득. 미국에서 반도체 설계 엔지니어로 취업하며 '교수 사업가'를 꿈꿨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2010년 어느 날, 골프장에서 자석볼 마커를 쓰는 골퍼를 만나면서 인생이 바뀌었다. 김준오 대표의 머리를 스친 보이스캐디(VC)라는 아이디어가 인생을 바꾼 것이다.

보이스캐디의 줄임말 ‘브이씨’는 그가 창업한 회사의 이름이 됐고, 코로나19 팬데믹을 통과하며 새로운 트렌드로 확고하게 자리 잡은 골프 시장에서 독보적인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했다. 구성원의 절반 정도가 연구개발(R&D)직으로 근무하는 회사. 최근엔 미국과 일본 시장을 끊임없이 두드리고 있다. 

2022년 2월24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바로 그 날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지만 그 이후 주가는 3분의 1 수준에서 바닥을 기고 있다. 브이씨의 김준오 대표는 이 모든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본사 인터뷰실에서 김 대표를 직접 만났다.

브이씨는 코로나19 팬데믹을 통과하며 새로운 트렌드로 확고하게 자리 잡은 골프 시장에서 독보적인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했다. 사진은 김준오 브이씨 대표의 인터뷰 모습. /사진=김상문 기자



올해도 어느덧 상반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브이씨의 상반기 성과를 평가해 주시고 하반기 계획을 말씀해 주십시오. 

- 돌아보면 2020~2021년은 코로나19 특수를 누린 시기였습니다. 뭘 해도 잘되는 시기였고, 당연히 그 당시도 거품이 많이 끼었다는 생각을 했죠. 거품이 걷히면서 산이 높았던 만큼 골이 깊어진 느낌이지만, 전체적으로 시장은 여전히 우상향하고 있다고 봅니다. 골프 인구도 많이 늘었고요. 저희 브이씨(VC)도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고 앞으로도 성장할 기반을 가졌다고 자부합니다.

다만 올해 상반기, 특히 매년 1분기는 원래부터 업계에서 ‘보릿고개’로 불리는 시즌입니다. 골프 시즌 시작 전인 1~3월은 작년 제품 판매는 줄고 새 제품이 준비되는 시점이거든요. 개발비는 들어가는데 판매는 안 되는 시점이라 실적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에 적자폭이 좀 커진 면은 있죠. 상장하고 나서 사실상 제대로 된 실적 반영은 이번이 처음이라 중간시험을 못 본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저희 생각엔 크게 무리가 있는 (실적) 데이터는 아닙니다.

지금까지 저희들의 근간은 거리측정기 판매에 있었지만 시뮬레이터 영역으로 확장을 시도하면서 많은 투자가 필요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고정비가 많이 늘어났고, 1분기 적자폭이 늘어난 원인이 됐죠.

브이씨가 내놓는 제품의 특성상 회전율이 높은 편은 아니고, 또 시장은 점점 포화돼 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해소 방안이 있을까요?

- 1차적으로는 국내에서 중저가 시장에서의 포지셔닝이 좀 더 강화돼서 좀 더 안정적으로 끌고 가고, ‘리딩 컴퍼니’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게 첫 번째 할 일입니다. 두 번째는 당연히 해외시장 개척이겠고요. 저희가 회사를 시작한 초기부터 미국‧일본은 가장 큰 시장이었고, 10년간 기반을 닦으며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미국처럼 큰 시장의 특징이 있다면, 과감한 마케팅 투자로 성장하는 시장은 아니에요. 비유해서 표현한다면 한국이 예를 들어 연못이라면 미국은 호수나 바다에 해당하는데, 여기다 돌을 100개 던진들 큰 의미가 없거든요. 필요한 것은 고객 신뢰와 레거시, 신뢰입니다. 믿음이 쌓이려면 시간이 필요하겠고요. 다행히 저희가 미국시장 기준으로 매출 1000만 달러를 넘겼고, 일본도 500만 달러 수준까지 성장했습니다.

구성원의 절반 정도가 연구개발(R&D)직으로 근무하는 브이씨는 최근 미국과 일본 시장을 끊임없이 두드리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브이씨는 코스닥 상장이후 주주들의 큰 관심과 지지를 받았으나 최근 주가 흐름이 좋지않습니다. 주주들이 계속 희망을 가질 만한 계획은 있으신지요.

- 현재 공개할 수는 없지만 게임영역까지 확장을 위해 대형 게임업체와 계약을 끝내고 협업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계약 파트너는 시장에서 권위있는 유명 업체로 향후 주가 상승을 이끌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시장 친화적인 중저가이지만 기술력이 확보된 제품이 내년 초 시판될 예정이며 중저가 시뮬레이터까지 대기하고 있어 회사 입장에서도 커다란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작년에 골프 그립업체 슈퍼스트로크를 인수하면서 화제가 됐는데요. 이후 시너지는 잘 발휘되고 있다고 보십니까?

- 인수 이후 만 1년이 지났는데, 슈퍼스트로크의 브랜드 파워와 글로벌 세일즈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큰 강점입니다. 현재까지 명확한 매출 성과가 ‘숫자’로 찍히고 있진 않습니다만 곧 저희의 IT 기술력과 폭발적인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골프 거리측정기 시장에선 부시넬이 고가제품 라인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이 브이씨의 가격정책에도 영향을 주나요?

- 프리미엄 제품을 만들 때 부시넬의 가격이 벤치마킹 대상이 되죠. 다만 저희와는 방향성이 다릅니다. 저희가 SL라인을 출시한지 이제 6년이 넘어가는데요. SL3라는 제품 출시했을 때, 시중 제품 중에 가장 비싼데도 예약판매에서만 상당한 판매량이 일어났습니다. 이건 고객들의 신뢰가 쌓였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봐요. 저희가 레이저 거리측정기 시장에선 프리미엄 이미지를 어느 정도 구축했다는 것이죠.

얘기 나온 김에 브이씨만이 갖고 있는 강점에 대해서 좀 더 자랑해 주시죠.

- 저희 회사를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기술적 우월성에 진심인 회사’입니다. 그게 가장 큰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저희처럼 고성능의 전자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은 기술력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개발을 위한 노력도 따라서 중요합니다. 이것이야말로 브랜드의 핵심역량이 되니까요. 

애플‧삼성이 시장에서 선전하는 건 마케팅 때문이 아닙니다. 테슬라는 지금까지 어떤 광고도 하지 않았잖아요? 그들이 앞서가는 이유는 마케팅이 아니라 그들의 내재적 기술력입니다. 그걸 위해 엄청난 투자를 하는 거죠.

자사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준오 브이씨 대표의 모습. /사진=김상문 기자



저희도 더 좋은 레이저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경주합니다. 측정방법 개선을 위한 기술개발을 계속 이어가면서 동시에 다양한 방식으로 제품에 녹이는 거죠. GPS 같은 경우만 해도 사용하기 쉽고 정확하면서 사용자 관점에서 개선점을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골퍼들이 필드에서 만들어내는 데이터들을 전 세계 어느 곳보다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저희 장점이고요. 지금은 그 데이터를 가공하면서 표출해 나가는 단계입니다. 하드웨어적인 개발 뿐 아니라 서비스 콘텐츠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는 점이 또 저희 강점이고 진정성입니다.

다만 이런 노력들이 아직 주가에는 반영되지 않는 듯합니다. 주가가 계속 바닥권에 머무르면서 주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데요. 고객과 주주들에게도 한 말씀 해주시죠.

- 저희의 지향점을 다시 한 번 강조드리자면, 저희는 진정성 있는 기술 개발을 추구합니다. 그러면서도 언제나 골퍼(고객)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회사가 돼야 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어요. 기술개발 역시 공급자 관점에서 벗어나서 저희의 소비자, 그러니까 골퍼들 입장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전 직원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최근 주력하고 있는 시뮬레이터 시장은 거리측정기 시장보다 ‘0’이 하나 더 많은 시장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현재 저희가 500억 정도 매출액을 기록했는데, 장기적으로 봤을 때 시뮬레이터 시장에서 저희 성과가 나오기 시작한다면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시뮬레이터 시장에서 좀 더 공격적인 확대 전략을 취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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