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서 앞으로 사모펀드(PEF) 설립과 같이 경쟁제한 우려가 낮은 기업결합에 대한 신고면제를 비롯 기업인수 사건 심의절차가 간소해짐에 따라, 기업의 부담이 낮아질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PEF설립과 같이 경쟁제한성이 낮은 기업결합(M&A)의 신고를 면제하는 등 M&A 신고 및 심사제도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높이고, 사건 심의 과정에서 기업이 의견서 등을 전자문서로 제출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20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동 법률안은 대통령 재가를 거쳐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정부는 우리나라 M&A 심사의 신속화 및 효과성 제고와 공정위 심의절차 개선을 국정과제로 삼고 추진해 왔으며, 이날 통과된 법률안은 이러한 국정과제 이행 차원에서 마련된 것이다.
개정 법률안에 따르면 △PEF 설립 △상법상 모자회사간 합병 또는 영업양수 및 양도 △다른 회사의 임원 총수의 3분의 1 미만을 겸임하는 경우로서 대표이사가 아닌 임원을 겸임하는 행위에 대한 기업결합 신고의무가 면제된다.
뿐만 아니라 계열회사 간 합병을 하는 경우에는 합병되는 회사 자체 규모가 300억 원 미만인 경우도 신고의무가 면제된다. 상기 유형들은 지난해 신고됐던 기업결합 건수의 약 42%에 달하는 것으로서, 개정 법률안 내용대로 법이 개정되는 경우 실제 신고건수도 유사한 수준으로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개정 법률안에 따르면 경쟁제한적 M&A관련, 기업이 그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자진시정방안을 공식적으로 제출할 수 있게 된다. 공정위는 M&A가 초래할 수 있는 경쟁제한 우려 제거를 위해 기업에게 시정조치를 부과하고 있는데, 현재는 그 시정조치를 공정위가 제한된 정보(신고서류 및 기업의 비공식적 자진시정 방안 등)에 기초해 직접 설계하고 있다.
이에 개정 법률안은 공정위보다 상대적으로 시장정보 및 시정방안 이행가능성에 대한 정보가 많은 기업결합 당사회사가 경쟁제한 우려 해소방안을 서면으로 제시할 수 있도록 하고, 그 방안이 경쟁제한 우려를 효과적으로 해소하기에 부족하다고 공정위가 판단하는 경우 수정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공정위가 최종적으로 시정조치를 부과할 때 기업이 제출한 자진시정방안을 고려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같은 자진시정방안 제출제도는 대부분(미국, EU, 영국 등)의 경쟁당국이 이미 운영하고 있는 제도다.
이와 함께 개정 법률안은 그간 공정위 심의절차에서 각종 자료들이 종이문서로 오고감에 따라 발생하던 사업자의 불편함, 공정위의 행정 비효율 해소를 위해 문서의 전자적 제출·송달제도를 도입했다. 사건의 당사자 등은 공정위가 운영하는 전자정보처리시스템(가칭)을 통해 공정위를 방문하지 않고서도 심의에 필요한 문서를 전자적으로 제출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사업자가 동의하는 경우, 공정위는 시스템을 통해 의결서 등의 심의 관련 문서를 전자적으로 송달 또는 통지할 수 있고, 사업자는 해당문서를 언제 어디서나 전자적으로 열람할 수 있게 된다.
개정 법률안의 내용대로 국회에서 의결되는 경우, 경쟁제한 우려가 희박한 M&A에 대한 신고부담이 완화되고 공정위는 경쟁제한 우려가 높은 M&A에 심사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기업이 보유한 풍부한 시장정보가 활용될 수 있게 됨에 따라, 시정조치의 효과성 및 이행가능성 또한 높아질 것”이라며 “또한 우리나라 M&A 심사제도와 해외 제도 간의 정합성 또한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공정위는 향후 국회에서의 법안 논의 과정에 성실히 참여해 이와 같은 기대효과가 구현되도록 정책적 노력을 집중하는 한편, 개정 법률안의 원활한 작동을 위한 시행령 및 고시 등 하위규범 정비 역시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을 전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