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정기선 HD현대 사장이 친환경전략을 통해 조선업계에서 기술 격차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HD현대는 이미 오랜 기간동안 LNG선 분야에서 기술력을 쌓아온 것에서 나아가 꾸준한 노력을 통해 조선분야의 기술력을 높이는 데 일조해왔다. 이를 토대로 정기선 사장은 조선업계 최초로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목표달성에 박차를 가한다.
‘CES 2023’이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HD현대 프레스컨퍼런스에서 HD현대 정기선 대표가 그룹의 비전인 ‘바다 대전환(Ocean Transformation)’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HD현대 제공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기선 사장은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조선업계 최초로 탄소중립의 세부적인 계획을 밝히고 '탄소중립 이행 로드맵' 발표했다. 중요내용은 △에너지 효율화 △친환경 연료 전환 △재생에너지 도입 △기후변화 대응체계 구축 등이다.
이를 기반으로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 부문에서 발생하는 연간 탄소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해(2018년 대비 2030년 28%, 2040년 60%),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것이 핵심내용이다.
이런 정 사장은 지난 14일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해 "HD현대는 바다로부터 수소벨류체인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해상풍력발전 또는 소형 모듈 원전(SMR)을 통해 친환경 전기를 생산하고 이렇게 생산한 전기로 그린수소 생산하는 수소컨버스챌린지를 대형상선까지 적용하는 기술을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또 "수소를 운송하는 밸류체인을 회원사들과 함께 개발할 날이 머지 않았다"며 "얼마 전에 우리가 미국기업들과 체결한 블루수소 사업 협력이 그 시작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 사장이 수소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강화되는 글로벌 환경규제에 대응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술격차를 벌려 글로벌 조선업계에서의 입지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친환경 기술력을 통해 글로벌 조선사들과의 차별화에 힘쓰고 있는 것이다.
정 사장은 이처럼 HD현대의 핵심산업인 조선분야에서 HD한국조선해양을 주도로 친환경 기술력을 높이는 것에 노력하고 있다. 이중 핵심이 되는 것은 LNG선에 기술력이다. 정 사장이 환경 규제로 친환경 선박 수요가 늘 것을 예상하고 일찌감치 치밀한 준비를 진행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로 모든 해운사는 2050년까지 2008년대비 탄소 배출을 70% 줄여야 한다. 신규 건조 선박에만 적용되던 탄소 배출규제는 현존 선박 전체로 확대되며 규제 대상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HD한국조선해양은 현재 각종 기술인증에 주력하고 있다. 회사는 최근 선박 풍력보조 추친체계에 관한 기본설계 인증(AIP)을 획득했다. 이 기술은 HD현대중공업이 계열사와 외부 회사와 힘을 합쳐 개발한 것인데 탄소 절감을 위해 필요한 핵심 기술중 하나다. 풍력을 통해 선박 보조 추진력을 얻게 되면 그만큼 연료를 절감할 수 있어서다.
HD한국조선해양은 풍력보조 추진체계뿐 아니라 △액화이산화탄소(LCO2) △암모니아 △액화석유가스(LPG) 등을 함께 운반할 수 있는 2만2000㎥급 다목적 가스운반선과 3세대 메탄올 저인화점 연료공급 시스템(LFSS) 등에 관한 기본설계인증도 획득했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 2022년 인도한 200K LNG운반선의 시운전하고 있다. /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
이런 정 사장의 친환경 기술력 개발 노력에 힘입어 HD한국조선해양은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중 하나가 목표수주 금액의 달성률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상반기 만에 올해 수주량의 목표를 73%나 채우는 성과를 보였다.
당초 HD한국조선해양은 연간 수주 목표액은 157억4000만 달러로 정했다. 이중 현재 114억2000만 달러를 수주했다. 하반기에는 카타르에너지의 2차 수주물량을 목표로 하고 있어 출분히 올해에도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하고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에서도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통하는 친환경선박의 수주 비중이 높다. 나아가 하반기에 수주가능한 물량 역시 대부분 LNG선박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 선박의 비중이 높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반 선박대비 높은 신조선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실적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밖에도 정 사장이 이끌고 있는 HD현대는 다양한 친환경 기술개발을 통해 조선업계의 친환경 기술력을 선도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10월에는 연료전지를 대형선박에 적용하는 실증 사업에 나섰다. 이를 바탕으로 장기적으로 연료전지를 추진 동력원까지 적용할 수 있는 고효율 친환경 선박을 개발해 공급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HD현대는 지난해 12월, 수소엔진의 첫 단계인 LNG·수소 '혼소엔진' 개발에도 국내 최초로 성공했다. HD현대는 2023년까지 수소 비중을 더욱 높인 혼소엔진 개발을 완료하고, 2025년에는 완전한 수소엔진을 개발해 육·해상 수소생태계 구축을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또 올해 초에는 독일 프라운호퍼, 에스토니아 엘코젠과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및 수전해 시스템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 연료전지 개발 및 친환경 수소 생산 기술 확보에 나서며 친환경 기술력을 통해 차별화에 나섰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조선업 선도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HD현대의 새로운 성장동력에 친환경 기술력은 꼭 필요한 존재다"며 "지금까지 쌓아온 차별화된 기술력을 토대로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와 신성장동력의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