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조달금리가 오르면서 저축은행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악화된 가운데 서민 급전창구로 이용되는 소액신용대출 취급액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은 법정최고금리가 20%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수신금리를 인상하면서 조달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낮아진데다 연체율도 악화됐다. 이에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소액신용대출 취급을 줄이면서 저신용자의 대출 문턱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20일 개별 저축은행 통일경영공시에 따르면 자산규모 10대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애큐온·다올·상상인·신한·모아)의 지난 1·4분기 말 기준 소액신용대출액은 7069억원으로 지난해 말(7232억원) 대비 2.3% 감소했다.
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 취급액은 지난해 1분기 6396억원, 2분기 6597억원, 3분기 7039억원, 4분기 7232억원 등으로 1년 내내 증가세를 이어온 바 있다. 소액신용대출 취급액이 감소세로 전환한 것은 2021년 말 이후 5분기 만에 처음이다.
특히 전체 소액신용대출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상위 5개 저축은행이 소액신용대출을 크게 줄였다. 업계 1위인 SBI 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소액신용대출은 1954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2037억원)보다 83억원 줄었고 웰컴저축은행도 같은 기간 73억원 감소한 735억원만 취급했다.
소액신용대출은 300만원에서 최대 500만원까지 담보 없이 신청 당일 빌릴 수 있는 상품으로 금융취약계층의 긴급자금창구로 여겨진다. 소상공인, 저소득계층,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저신용자가 주 이용고객으로 생활비 등을 융통하기 위해 주로 이용한다.
금리는 법정최고금리인 연 20%에 육박할 정도로 높다. 현재 OK저축은행의 ‘비상금OK론’의 적용 금리 상단은 연 19.99%이고 SBI저축은행의 ‘스피드론’과 페퍼저축은행의 ‘페퍼스 비상금대출’은 연 19.90%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 업계의 소액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해 4월 15.55%에서 꾸준히 늘어 지난해 12월 17.77%를 기록한 후 올해 계속해서 17%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연체율 악화도 우려되고 있다. 32개 사의 소액신용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5.89%에서 올해 1분기 6.95%로 1%포인트 이상 늘어났다. 이는 저축은행 업계의 전체 대출에 대한 올해 1분기 연체율 5.1%보다 1.85%포인트 높은 수치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상상인저축은행의 경우 올해 1분기 소액신용대출 잔액이 8억원, 연체액 2억원으로 연체율이 전분기 20%에서 25%로 5%포인트 증가했다. 이외에 애큐온저축은행(13.69%), 한국투자저축은행(13.22%), 모아저축은행(8.64%), 웰컴저축은행(8.20%) 등도 높은 수준을 보였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소액신용대출은 서민의 생계와 밀접한 대출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등 다른 대출보다 심사가 타이트하지 않아 긴급자금대출로 쓰이면서 리스크가 높은 고객들이 많이 찾고 있어 이를 확대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