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현대카드 외에 다른 카드를 통해서도 애플페이 사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애플페이 도입 카드사가 늘면서 향후 애플페이 결제가 가능한 가맹점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카드는 최근 애플페이 사업참여 의향서를 제출해 협상 중으로 이르면 오는 9월 줄 서비스가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결제 금액 기준 전체 시장의 40% 가량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신한·KB국민카드의 경우 앞선 설문조사에서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가 지난 4월 총 281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24.8%가 ‘애플페이 서비스를 지원했으면 하는 카드사’로 KB국민카드를 뽑았다. 이어 신한카드가 22.1%로 전체 응답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인원이 두 회사의 애플페이 도입을 원했다.
3, 4위는 삼성카드(11.8%, 333표)와 우리카드(8.7%, 244표)가 각각 올랐다. ‘없음(현대카드로 충분함)’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5.5%(156표)에 그쳤다.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도입에 나선 것은 MZ세대 고객 유입과 기존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도입한 지난 3월 21일 이후 한 달간 신규 발급된 카드는 약 35만5000장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간(13만8000장) 대비 156% 증가한 수준이다. 이 가운데 신용카드가 23만7000장, 체크카드가 11만8000장 발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현대카드의 신규 가입자 수는 약 16만6000명으로 신한·삼성·KB국민·롯데·하나·우리카드를 포함한 7개 전업카드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현대카드의 신규 가입자 수는 2개월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애플페이를 도입하는 카드사들이 늘어나면 가맹점 확대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약 300만개로 추산되는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 중 애플페이 사용이 가능한 곳은 10만곳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애플페이가 초기 흥행에 성공하면서 현재 애플페이 국내 참여 브랜드는 총 151개로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가 확산되는 상황이다. 일례로 사용률을 지켜본 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던 스타벅스는 지난달 9일 애플페이 서비스를 도입했다.
애플은 NFC 방식을 통해 애플페이를 서비스하는데 국내 카드결제 단말기 대부분은 마그네틱 보안전송(MTS) 방식을 쓰고 있어 애플페이 도입 후 가맹점 확대될 수 있을지 의문부호가 붙은 바 있다.
그러나 신규 고객 유입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도입한 후 신규 발급 카드가 늘고 고객 유치에는 성공했으나 대부분 소비력이 크지 않은 2030세대였으며 GS25 등 주로 소액결제가 이뤄지는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사용됐다.
실제 현대카드가 공개한 애플페이 실적을 보면 20대가 51%로 애플페이 등록이 가장 많았고, 30대가 28%를 차지했다. MZ세대인 20·30세대가 전체 등록 이용자 80%를 차지했다.
또 신용판매의 경우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적자를 보고 있고 애플페이를 도입하면 결제 건당 0.15%의 수수료를 내야 해 부담이 크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사용처에 제약이 많고 수수료와 단말기 보급 문제도 있어서 카드사 입장에서도 고민이 많지만 점유율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는 결국 도입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