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최태원 SK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노력이 재계에 귀감이 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 세일즈 외교를 강조하는 분위기에 발맞춰 재계 맞형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2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경제사절단으로 참석한 최태원 회장은 부산엑스포 유치전을 주도했다.
2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한국 8개 그룹 회장단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면담에서 최태원 SK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마크롱 대통령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사진=대한상의 제공
최 회장은 현지에서 한국 정부가 주최한 '부산 엑스포 공식 리셉션'의 4차 프리젠테이션(PT)에 대해 "내용과 형식 면에서 한국이 압도했다"고 밝혔다.
그는 "PT와 투표 결과가 관계는 있겠지만, PT에서 이겼다고 투표에서 이긴 것은 아니다"라며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부산엑스포 로고가 붙은 목발을 짚고 행사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부상을 당해 다리에 깁스를 하고 목발에 의지하면서도 장거리 비행과 해외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것이다.
최 회장이 탑승한 SK그룹 업무용 항공기에도 'World EXPO 2030 BUSAN, KOREA'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새겨져 눈길을 끌었다.
최 회장은 윤 대통령이 당선인이던 지난해 4월 공식으로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임명됐다.
2021년 유치위원회가 발족했을 당시에는 SK그룹과 상의 회장을 겸하며 시간이 나지 않아 유치위원으로만 지원했으나 윤 대통령의 요청을 직접 듣고 위원장 자리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후 최 회장은 서울, 부산 등 국내 곳곳을 돌며 시민들에게 부산엑스포를 홍보하는 한편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잦은 출장이 있을 때마다 해외 유력 인사들을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를 당부해왔다.
최태원 회장이 이용하는 SK그룹 업무용 항공기 에어버스 A319기에 부산엑스포를 홍보하는 대형 문구가 도색돼 있다./사진=SK 제공
재계에서는 최 회장은 부산엑스포 위원장으로 최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최 회장은 재계 총수들 사이에서 막내부터 맡형이 되기까지 오랜 기간 활동하며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지난 1998년 최종현 SK 선대 회장의 타계로 38살에 그룹 회장이 되면서 총수들 사이에 막내와 같은 존재로 재계에 등장했으나 어느덧 세월이 흘러 현재는 주요 그룹 총수들 사이에서 맡형으로 통하며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또한 국내 경제단체를 대표하는 상의 수장으로 현재 만 3년 3개월을 지내면서 재계 현안에 밝고, 평소 스스럼없는 소탈한 성품 덕에 재계 총수들과 소통을 잘하며 정부와 재계의 가교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고 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SK그룹도 최 회장의 뜻을 지원하기 위해 최고경영진이 뭉쳐 엑스포 유치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그룹은 지난해 6월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부회장급 최고 경영진들로 구성된 월드엑스포 태스크포스(TF)팀을 신설하고 지원사격을 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평소 사회 문제나 공익에 관심이 많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라며 "기업가로서 책무감을 느끼는 데에 그치지 않고 좋은 방향으로 가도록 직접 실천에 옮기는 모습을 수 년째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