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수입차 브랜드들이 세계적인 전동화 전환 흐름에 따라 다양한 전기차 모델 출시에 박차를 가하면서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전기차의 비중이 커진다. 메르세데스 벤츠, BMW, 캐딜락 등 다양한 브랜드의 전기차 출시가 예정된 하반기에는 전기차 경쟁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BMW는 오는 10월 5시리즈의 최초 전기차 '뉴 i5'를 공개할 예정이고, 벤츠와 캐딜락도 올해 하반기 각각 준대형 전기 세단 '더 뉴 EQE'와 준대형 전기 SUV '리릭'을 출시할 계획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내에 등록한 수입차는 10만3933대다. 그 중 전기차는 7387대로 지난해(5021대) 동기 대비 42% 늘었다. 같은 기간(1~5월) 전체 수입차 판매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7.1%로 전년 동기(4.8%) 대비 2.3% 포인트 증가했다.
수입차 업체들이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전기차 모델들이 다양하게 국내에 출시되고 있다. 지난 21일 렉서스는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 RZ 450e를 선보였다. RZ450e는 렉서스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탑재한 순수 전기차(BEV)다. 71.4kWh(킬로와트시)의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와 실리콘 카바이드(SiC) 인버터를 채택해 1회 충전으로 최대 377㎞까지 주행할 수 있다. RZ450e는 수프림과 럭셔리 총 2개의 모델로 출시되며, 수프림 8480만 원, 럭셔리 9250만 원이다. (부가세 포함, 개별소비세 3.5% 기준)
앞서 지난 16일에는 롤스로이스모터카가 브랜드 최초 순수전기 모델' 스펙터'를 아시아 태평양 지역 최초로 국내에서 공개했다. '스펙터'는 올해 4분기부터 순차적으로 고객에게 인도될 예정이다. 2도어의 4인승 쿠페 모델인 스펙터는 롤스로이스 설립 120여 년 만에 선보이는 첫 전기차다. 차체는 길이 5453㎜, 폭 2080㎜, 높이 1599㎜로 휠베이스(자동차의 앞바퀴 중심과 뒷바퀴 중심 사이의 거리)는 3210㎜, 공차 중량은 2975㎏에 이른다.
스펙터의 주행 가능 거리는 WLTP 기준 약 520km이며, 파워트레인은 최고 출력 430kW와 최대 토크 91. 8kg.m에 달하는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5초다. 롤스로이스 스펙터 시작 가격은 6억2200만 원부터다.
BMW는 5시리즈의 최초 순수전기 모델 '뉴 i5'를 오는 10월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 공개한다. 전기차 i5 M60 xDrive는 뉴 5시리즈 라인업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을 내는 최상위 모델이다. 앞뒤 차축에 2개의 전기모터를 얹어 601마력의 합산 최고출력과 83.6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 시간은 3.8초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최대 516㎞다.
벤츠는 올해 한국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을 15%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다양한 전동화 모델을 국내에 선보이고 있다. 하반기에는 준대형 전기 세단 '더 뉴 EQE'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캐딜락은 하반기 준대형 전기 SUV '리릭'으로 국내 전기차 경쟁에 뛰어들 예정이다.
이처럼 수입차 브랜드들이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내세워 국내 시장을 공략하면서 내연기관차의 판매량은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1~5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내연기관차는 총 2376만5891대다. 이중 수입차는 272만2337대에 불과했다.
지난달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45만731대로 집계됐다. 그중 수입차 판매량은 11만962대, 전체 전기차 판매에서 수입차의 비율이 24.62%를 차지했다. 내연기관차의 수입차 비율(11.45%)을 크게 앞선 수치다.
수입차 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이 올라가면서 국산 전기차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전기차 4대 중 1대가 수입차라고 하는데, 반대로 보면 3대는 현대·기아차"라며 "현대·기아의 전기차 완성도가 매우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수입 전기차들이 쏟아져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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