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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 증시 '셀 코리아' 공포특급?

2015-07-10 11:07 | 김지호 기자 | better502@mediapen.com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로 타격을 입었던 국내 증시가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에 중국 증시 폭락까지 겹치면서 출렁이고 있다. 대내외 악재에 외국인이 연일 매도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증시가 ‘외국인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임을 다시 보여줬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 급락세를 보이면서 한때 1983.78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코스피가 199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3월 17일 이후 4개월여 만이다. 당국의 여러 부양책 덕에 중국 증시가 급등세로 전환하면서 우리 증시도 상승세로 마감하긴 했지만 투자심리는 크게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로 타격을 입었던 국내 증시가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에 중국 증시 폭락까지 겹치면서 출렁이고 있다. 대내외 악재에 외국인이 연일 매도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증시가 ‘외국인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임을 다시 보여주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지난 4~5월 2100선을 웃돌면서 2200선을 넘어 역대 최고치로 치솟을 것으로 기대됐던 코스피는 6월 메르스 여파에 허덕이면서 2100선 밑으로 내려왔다. 메르스가 다소 잠잠해진 7월에는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하면서 급락세를 불러왔다. 설상가상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중국 증시가 폭락세를 보이면서 투심을 크게 위축시켰다.

주목해야 할 것은 외국인의 매매 동향이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3~9일까지 5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나타냈다. 특히 8일에는 3982억원어치를 팔아치워 작년 12월 17일(4087억원) 이후 일별 최대 규모 순매도를 기록했다. 10일 장에서도 6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이 3일부터 5거래일 동안 코스피시장에서 팔아치운 주식 규모는 1조1500억원에 달한다. 이는 미국 금리 인상 우려와 그리스 사태 불안감이 커지던 지난 6월 한 달 내내 순매도한 규모보다 크다.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이탈하면서 지분율도 급격하게 하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일 기준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 비중은 32.56%로 집계됐다. 35%대를 기록하던 것에서 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것이다. 코스닥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외국인은 이달 1~9일까지 7거래일 연속 순매도했고 10일에도 매도공세를 지속하고 있다.

문제는 외국인의 매도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중국 증시가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면서 외국인이 아시아 시장에서 자금을 회수하고 있는데다, 하반기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정돼 있어서다. 그리스의 디폴트로 외국인의 안전자산선호 현상이 강해진 것도 국내 증시 이탈을 부친기는 원인이다.

전문가들 역시 외국인의 매도세가 어느 정도 지속될 것으로 봤다. 다만, 중국 증시보다는 그리스 사태가 국내 증시 외국인 이탈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보다는 그리스 디폴트가 외국인 매도세의 이유”라며 “2010~2012년 사이 외국인의 자금이탈도 그리스 때문이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 팀장은 “미국이 하반기 출구전략을 펼치면서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도 여전해 외국인의 매도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리스 사태와 중국 증시 폭락 등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이머징 마켓으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떠나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수출지표가 개선되는 9월 정도나 돼야 외국인이 본격 매수세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외국인의 매도세가 조만간 안정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리스 때문에 외국인이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채권단에 개혁안을 제출하는 등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로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다음주에는 매도세가 다소 진정된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 센터장은 “중국 증시의 경우 짧은 기간 급격히 올라갔다 떨어지는 게 과거부터의 특징이다. 경제지표가 좋지 않지만 개선되고 있고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상하이종합지수 3000초반 정도가 거품이 제거된 것으로 보기 때문에 3000중반부터는 반등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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