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2차전지 대장주 에코프로가 지난 3일 90만원의 벽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황제주’라고 불리는 100만원선에 바짝 다가선 모습이다. 전일 테슬라의 차량 인도 대수 급증 소식에 2차전지 대부분이 상승했지만, 에코프로가 유독 급등세를 나타내 그 이유에 관심이 모아진다.
2차전지 대장주 에코프로 주가가 지난 3일 90만원의 벽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하루사이 20% 넘게 급등하며 그 이유에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에코프로는 91만7000원으로 첫 거래를 시작했다. 전날인 지난 3일 종가(90만8000원) 대비 0.99% 오른 수준이다.
지난 3일 장 초반까지만 해도 에코프로 주가는 70만원 후반대를 호가했다. 그러나 오후 1시 기점으로 큰 폭으로 뛰어 오르며 결국 전 거래일(지난달 30일·75만4000원)보다 20.42%(15만4000원) 오른 90만8000원에 장을 종료했다. 장중에는 91만9000원까지 치솟으며 신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에코프로의 시가총액은 하루만에 4조1000억원 가량 증가하면서 24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날 에코프로의 주가 상승을 견인한 건 외국인과 기관이었다. 이들은 이날 하루에만 에코프로 주식을 각각 3245억원, 151억원어치씩 사들였다.
에코프로의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 또한 전 거래일(24만9000원) 대비 5.82%(1만4500원) 오른 26만3500원으로 거래를 끝마쳤다. 장중에는 27만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이날 에코프로 주식을 사들인 건 전일 전해진 테슬라의 소식이 한몫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2일(현지 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테슬라의 2분기 각국 인도 차량 대수가 46만6000대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83%나 늘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문가들이 예상한 44만5000대를 뛰어넘는 수치다.
다만 단순히 테슬라발 2차전지 훈풍으로 보기에는 성격이 다소 다르다는 게 투자업계 평가다. 유독 에코프로만이 하루 20%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에코프로의 이날 수급이 ‘외국인’에서 나온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내 공매도 시장의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는 게 외국인인 까닭에 에코프로에 대해 강제로 공매도 주식을 상환하는 ‘쇼트스퀴즈’가 나온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공매도는 현재 주식을 빌려서 판 뒤 미래 가격으로 다시 주식을 사서 이를 되갚는(쇼트커버링) 거래방식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주가가 계속해서 상승세를 보일 경우 공매도 투자자는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주식을 다시 사야한다. 이로 인해 주가가 또다시 오르고, 다른 공매도 투자자들이 다시 쇼트커버링에 나서면서 주가가 폭등하게 되는 현상이 쇼트스퀴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외국계 증권사들이 에코프로 형제의 적정 주가로 거론한 건 13만원 선”이라면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참고해 주가 하락에 배팅한 투자자들이 많았는데 주가가 100만원선 언저리까지 치솟자 쇼트스퀴즈가 발생하며 또 다시 상승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고는 1조1995억원으로, 코스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