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성동규 기자]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최근 고향 사람들에게 통큰 기부에 나섰다는 소식이 재계 화제다. 세계적으로 지속가능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데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 의무화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관심도가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주요 건설사들의 1분기 기부금을 조사한 결과 불안한 업황 탓에 대부분 기부금을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줄였다. 그런데도 일부 건설사는 오히려 기부금을 늘린 곳도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탓인지 기부금 1위와 꼴찌의 간극이 매우 컸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별도 기준) 시공순위 30대 건설사 중 기부금 내역을 공개한 18개사의 기부금 총액은 90억8170만원이었다. 전년 동기(66억9626만원)와 비교해 35.62%가 늘어난 금액이다.
이들 건설사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조777억8142만원에서 올해 8539억4536만원으로 20.76% 줄어든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렇다 보니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은 1년 사이 0.62%에서 1.06%로 상승했다.
건설사 별로 보면 현대건설이 20억400만원을 기부해 절대치가 가장 컸다. 현대엔지니어링이 17억6433만원으로 두 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기부금이 10억원을 넘어선 곳은 두 곳밖에 없었다. 현대차그룹의 건설 계열사 2곳의 기부금 규모가 압도적으로 높았던 셈이다.
뒤이어 포스코이앤씨(9억955만원). HDC현대산업개발(8억8100만원), 롯데건설(8억4100만원), 서희건설(5억7705만원), 동원개발(5억5706만원), 계룡건설산업(3억5500만원), 대우건설(2억8200만원), SK에코플랜트(2억7994만원), DL건설(2억200만원), 한신공영(1억6200만원), 코오롱글로벌(1억3100만원) 순이었다.
DL이앤씨의 경우에는 5300만원으로 자회사인 DL건설의 기부금액보다 적었다. 또 삼성엔지니어링은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영업이익(1288억89만원)이었음에도 기부금액이 4177만원에 불과해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이 0.03%로 가장 낮았다.
최하위 3개 건설사는 동부건설(3800만원), 태영건설(200만원), 두산건설(100만원)이었다. 특히 태영건설과 두산건설은 기부금 규모가 1000만원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탓에 도리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1분기에는 기부금액이 매우 적은 수준이지만 태영건설은 지난 4월 강릉에서 발생한 산불로 피해를 입은 지역사회를 돕기 위해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를 통해 성금 3억원을 기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성과들이 2분기부터 반영될 예정”이라며 “기부금 외에도 '사랑의 집 선물' 지원 사업으로 차상위계층, 조손가정, 다문화가정 등 주거 취약계층의 노후주택을 개·보수하거나 편의시설을 설치해주는 등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두산건설의 설명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지난 3월 두산건설 위브 골프단이 창단하고 선수들의 성적(버디,이글 등)에 따른 적립금 적립 중이다"면서 "오는 8월 대회 입장권판매 수익금 기부 등 다양한 모금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반기에 기부행사 등이 몰려있다보니 상대적으로 상반기 실적이 볼품 없어 보일 수 있다"면서 "앞으로도 두산건설은 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해 다양한 나눔을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성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