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검증 최종 보고서가 이르면 오늘(4일) 공개될 예정인 가운데 여야의 '오염수 막말 공방'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똥은 먹어도.." 등의 막말을 내뱉자 국민의힘이 "괴담 마약"으로 응수하면서다.
민주당은 IAEA 보고서 발표 결과에 촉각을 세우는 한편, 일본으로부터 거액의 기여금을 받는 IAEA 조사를 믿을 수 없다며 총공세를 펴고 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객관적 보고서이기보다는 일본 맞춤형 보고서일 우려가 크고, 과학적 보고서보다는 정치적 보고서일 우려가 크다는 게 모든 사람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또, 방류 현실화에 대비하기 위한 종합대책기구를 설치하는 등 긴급대응태세에 돌입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전날 고위전략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IAEA가 보고서를 내고 실제로 방류가 초읽기에 들어가면 더 조직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1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규탄 범국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2023.7.1./사진=연합뉴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보고서가 나오기 전부터 무조건 반대를 외친다"라며 "괴담 마약 중독"이라고 적극 대응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최종보고서를 보기도 전에 결론을 내려놓은 것"이라며 "마치 지동설을 주장했던 갈릴레이에게 유죄를 선고했던 중세 종교재판의 맹목적 세계관을 보는 것 같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대출 정책위 의장은 "민주당은 궁예의 관심법이라도 익혔나, 아니면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라도 다녀왔느냐"라며 "IAEA 보고서가 나오기 전부터 믿을 수 없다며 무조건 반대를 외쳐 외교적 무지를 드러내는 행태를 중단하기를 바란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기현 대표는 임종성 민주당 의원이 지난 1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규탄 집회'에서 "똥을 먹을지언정 후쿠시마 오염수를 먹을 수는 없다"라 발언한 것에 대해 "미국산 소고기를 먹느니 청산 가리를 먹겠다는 사이비 신봉자의 모습 그대로다. 괴담 마약 중독"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아울러 국민의힘과 정부(당정)은 지난 3일 IAEA가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을 확인하더라도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는 기간 제한 없이, 국민이 안심할 때까지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7월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런 가운데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4일~7일까지 일본을 방문한다. 그는 이날(4일) 기시다 일본 총리를 만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을 평가한 최종 보고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IAEA가 지난 6차례 중간 보고서에 오염수 방류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밝힌 만큼, 이날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일본 정부는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 쌓인 트리튬(삼중수소) 등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거쳐 정부가 정한 농도보다 옅게 희석해 올 여름 바다에 방류할 예정이다.
한편,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오는 7∼9일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정부에 따르면 그로시 총장은 일본 방문 직후 한국을 찾아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방사능 오염수 방류 계획을 평가한 보고서를 설명할 예정이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