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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학부모 단체, 남산곤돌라 설치계획 철회 기자회견

2023-07-06 11:22 | 문상진 기자 | mediapen@mediapen.com
[미디어펜=문상진 기자]경남환경연합, 한국청년환경단 등 환경단체와 대한민국서포터즈, 부패방지국민운동총연합 등 시민단체 등 전국 43개 NGO 협의체인 전국환경단체협의회(대표 한재욱)는 서울학부모연대와 함께 6일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시의 남산곤돌라 설치 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시민단체들은 성명서를 통해 "서울시가 예장자락 초입인 예장공원과 남산 정상부를 연결하는 남산곤돌라를 설치하고자 하려는 데 대해 서울시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이어 2009년 오세훈 시장이 남산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했다가 서울시민들과 환경단체들의 반대로 무산된 데 이어 2014년 고 박원순 시장이 몰려오는 중국 관광객 유치 명분으로 재추진하려 했다가 역시 무산된 바 있다"며 "재추진하겠다는 서울시의 계획은 남산의 쾌적한 생태환경과 경관을 확보하고 보전하기 위해 노력해온 서울시민들의 노력을 일거에 비웃는 계획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즉각 철회'를 요구하며 "백보 양보하여 서울시가 곤돌라 설치를 추진하겠다면 우선적으로 공청회를 수 차례 열어 서울시민들에게 정보를 공개하고 의견을 청취할 것과, 경제성 평가와 환경 영향평가 등 전문가들로부터 신중한 검토를 받을 것을 강력 촉구한다"고 밝혔다. 아래는 이날 전국환경단체협의회 한재욱 상임 대표가 먼저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2016년 3월 23일 서을프레스센터에서 전국환경단체협의회 주최로 열린 '남산곤돌라설치 시민참여 열린토론회' 한 장면.


<성명> 서울시의 남산 곤돌라 재추진은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

서울시가 예장자락 초입인 예장공원과 남산 정상부를 연결하는 남산곤돌라를 설치하고자 하려는 데 대해 서울시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2009년 오세훈 시장이 남산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했다가 서울시민들과 환경단체들의 반대로 무산된 데 이어 2014년 고 박원순 시장이 몰려오는 중국 관광객 유치 명분으로 재추진하려 했다가 역시 무산된 바 있는 남산곤돌라 사업을 2024년 재추진하겠다는 서울시의 계획은 남산의 쾌적한 생태환경과 경관을 확보하고 보전하기 위해 외인아파트를 폭파하는 등 한마음으로 노력해온 그동안의 서울시민들의 노력을 일거에 비웃는 계획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남산 경관을 위해 멀쩡한 TBS 건물을 철거한 그 자리에 수십 대의 곤돌라가 동시에 오르락내리락하는 유원지로 만들어 남산의 경관을 훼손하겠다는 이율배반적인 발상에 서울시민들을 크게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남산에 관한 모든 정책의 제1순위는 중국인 포함 외국인과 내국인 관광객을 위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랜드마크이자 서울시민들의 안식처로서 온전하게 생태환경과 경관을 보전하는 것에 두어져야 한다. 시민보다 관광객을 주인으로 보는, 즉 주객이 전도된 발상은 이제 멈춰져야 한다.

서울시가 내세우고 있는 곤돌라 설치의 한 근거는 기존 남산케이블카가 낡고 접근성이 나쁘다는 것이다. 그러나 2008년 남산케이블카는 서울시의 행정지도 하에 대폭적으로 케이블과 케빈 등 시설을 교체한 바 있다. 서울시는 또 접근성이 용이하지 않다고 하지만, 현재의 케이블카 승강장까지 오르미(모노레일)가 설치되어 무료로 운영되고 있으므로 교통약자들에게까지도 접근성이 해소된 측면이 있다. 

서울시는 현재의 남산케이블카의 수용인원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이는 주말에만 적용된다. 또한 줄서서 관광하는 불편을 설치 근거로 들고 있지만, 세계의 환경보전지역은 거의 대부분 줄을 서서 관광하는 경우가 많다. 환경보전지역을 찾는 관광객 편의를 위해 환경을 파괴하는 자기모순적인 행정을 하는 법은 없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경제타당성 조사라도 했는지 의심스럽다. 평일날 끊임없이 오르락내리락해야 하는 10인승 25대에 얼마나 많은 인원을 채울 수 있을까 검토해봤는지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자체장들의 욕심으로 건설된 경전철, 곤돌라, 케이블카 등이 애물단지가 된 문제점을 이미 숱하게 목도하고 있다. 

200미터 좀 넘는 낮은 야산에 케이블카에 더하여 곤돌라를 설치한다는 것은 애물단지가 될 우려와 함께 낭비적 행정이 아닐 수 없다. 만약 굳이 곤돌라를 설치해야 한다는 논거가 입증된다면 기존의 케이블카와의 협의를 통해 케이블카를 곤돌라로 바꾸는 것도 검토해봐야 할 것이다. 

설사 경제적 타당성 조사 결과 설치에 경제성이 있다 하더라도 그 경제성만큼이나 이미 주말이면 포화 상태인 남산 정상부에 사람들이 더욱더 몰려와 남산은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른 한편, 서울시가 경기도와 더불어 추진하고 있는 한양도성의 유네스코 등재에도 남산곤돌라 설치는 결정적 감점 요인이 될 것이다. 25대가 끊임없이 오르락내리락하는 남산곤돌라 때문에 한양도성 성곽이 남산의 자연과 더불어 ‘자연스레’ 어울러지는 역사경관을 훼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약자와의 동행을 추구하는 서울시가 놓치면 안될 포인트는 남산곤돌라 운행으로 인해 학습권과 학생인권을 심각하게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남산곤돌라가 설치되는 남산자락 아래에서 공부하는 초중등대학생 수천명의 학습 분위기를 놀자 분위기로 바꿀 뿐 아니라, 쉬지않고 오르내리는 곤돌라 탑승객들이 학생들을 볼거리 삼아 아래로 내려다보게 하는 것은 인권침해 등의 요소가 충분하다. 이쯤되면 학생들은 애국가 2절을 ‘남산 위에 저 소나무’가 아니라 ‘남산 위에 저 곤돌라’로 바꿔부르며 서울시와 기성세대들을 풍자하게 될 것이다.
 
전국환경단체협의회와 서울학부모연대는 서울시의 곤돌라 설치 계획을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백보 양보하여 서울시가 곤돌라 설치를 추진하겠다면 우선적으로 공청회를 수 차례 열어 서울시민들에게 정보를 공개하고 의견을 청취할 것과, 경제성 평가와 환경 영향평가 등 전문가들로부터 신중한 검토를 받을 것을 강력 촉구한다. 

2023년 7월 6일
전국환경단체협의회 서울학부모연대 남산숲지키기시민연대 한국청소년환경단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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