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성동규 기자]부동산 경기 위축과 공사비 및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한 건설공사 계약 해제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불안한 업황이 이어지고 있는 터라 어렵게 수주한 현장을 잃어 졸지에 1000억원대 수주액이 증발하는 상황이 뼈아픈 대목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풀이된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전날 시행사인 엠큐브 주식회사와 체결한 3241억1060억원 규모의 '다산 지금지구 자족1 지식산업센터 신축공사' 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7조4968억2368만원)의 4.32%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DL이앤씨가 지난해 4월 수주한 해당 사업은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지금 공공주택지구 자족1지구에 총면적 약 19만9930.69㎡ 지하 3층~지상 8층의 지식산업센터 8개 동이 29개월에 걸쳐 조성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분양이 예상보다 잘 이뤄지지 않았던 데다 고금리와 원자잿값 급등에 따른 공사비 상승 등으로 인해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엠큐브 주식회사가 사업을 포기하게 됐다는 게 DL이앤씨의 설명이다.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1월 18일 2553억2100만원 규모(매출액대비 9.1%)의 목동 오피스텔 신축공사 수주 계약을 해지했다고 공시했다. 2019년 11월 시행사 주식회사 아이코닉과 맺은 계약이었다.
HDC현대산업개발과 아이코닉은 공사비 상승 등으로 신축공사의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 합의에 의해 시공권을 반납했다. 그나마 합의를 통해 계약이 해지되는 사례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발주처에서 일방적으로 해지를 통보해 법정 다툼으로 번지고 경우가 다반사다.
IS동서는 지난해 10월 17일 시공자 지위 확인의 소를 접수했다가 학성동 지역주택조합 측과 반년간의 지루한 공방을 이어갔다. 지난 3월 10일에서야 쌍방의 합의를 통해 원만하게 시공자 선정이 해지했다.
계약해지 금액 규모는 1616억2557만원으로 매출액대비 16.76%에 달하는 만큼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풀이된다. 계약해지의 원인은 역시나 공사비였다. 공사비 증액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조합이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이다.
지난 2월에는 한신공영이 한국토지신탁과 체결한 '포항 죽도 한신더휴 주상복합' 계약, HL디앤아이한라가 황학동 청계 지역주택조합과 맺은 '황학동 청계천 주상복합시설 신축공사' 계약이 해지됐다.
두 건설사의 계약해지 금액 규모는 각각 1050억2707만원(매출액대비 6.7%), 973억8146만원(매출액대비 6.22%)였다. 법률 검토를 통해 대응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만큼 갈등이 쉽사리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급등했던 국제 원자재 가격이 하반기에는 안정세를 찾아갈 전망이나 아직은 낙담하기 어렵다"며 "당분간 공사비 증액을 비롯한 여러 갈등으로 계약 해지 사례가 지속해서 속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성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