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맞춤형 전략을 차곡차곡 진행 중이다.
배터리 소재의 원재료 수급처를 중국에서 탈피해 칠레·호주 등 미국 우호국으로 넓히는가 하면 배터리 생산 라인을 미국 외 캐나다에도 짓기로 했다.
7일 LG에너지솔루션은 세계적인 리튬 생산업체인 칠레 SQM과 7년간 10만톤 규모의 리튬 장기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 충북 오창공장 전경./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이번 계약은 세계 최대 규모의 리튬 단일 구매 계약이다. 고성능 순수 전기차 배터리를 200만 개 이상 만들 수 있는 물량이다. 공급기간은 올해부터 2029년까지다.
이번 계약은 LG에너지솔루션이 앞서 2020년 SQM측과 체결한 계약을 대체하는건으로 급증하는 글로벌 배터리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7년치 잔여 물량인 3만6000톤을 약 3배 가까이 확대한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계약을 통해 ‘하이니켈 고용량 전기차 배터리’의 원료로 사용되는 수산화리튬 뿐만 아니라 ‘로우니켈 및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주로 사용되는 탄산리튬도 대규모로 공급받을 계획이다.
칠레 산티아고에 본사를 둔 SQM은 세계 최대 수준의 리튬 생산업체로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품질의 리튬을 제조하고 있다. 미국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가인 칠레와 호주 등에 리튬광산을 보유해 미국 IRA 요구조건 충족도 가능하다.
또한, 리튬 추출 과정에서 사용되는 에너지의 95% 이상을 태양광을 사용하는 등 선도적인 친환경 기술을 확보하고 있어 LG에너지솔루션의 공급망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쟁력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계약을 필두로 원재료 탈중국 공급망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1년 6월 호주 QPM과 2025년부터 10년 간 매년 니켈 7000톤, 코발트 700톤을 확보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그 후 호주 Liontown과 리튬정광, Syrah와 천연흑연, Green Technology Metals와 리튬정광 계약을 했다.
이밖에 지난해 독일 Vulcan energy, 미국 Compass Minerals와도 각각 수산화리튬, 탄산·수산화리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과는 올해부터 6년 간 니켈 2만톤 공급 확보 계약을 맺은 이후로 추가 계약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IRA 시행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 북미 생산 네트워크 지도./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IRA는 미국 뿐 아니라 북미 시장 전체를 겨냥한 제도다. 이에 맞춰 LG에너지솔루션도 배터리 생산라인을 캐나다에 준비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 합작법인 넥스트스타 에너지(Nextstar Energy)는 캐나다 정부와 배터리 생산 보조금 지급 조건을 미국과 동등한 수준으로 합의하고, 지난 5월 중단됐던 배터리 공장을 다시 짓기로 했다.
온타리오주 윈저시에 추진하는 이 공장은 연간 45GWh의 생산 능력을 갖추며 2024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확한 보조금 액수는 나오지 않았지만 업계에 따르면 약 14조5000억 원이 캐나다정부로부터 지원될 것으로 추정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캐나다 온타리오주 공장을 북미 배터리 공급 핵심 생산라인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단독 내지 합작 형태로 미국 테네시주, 오하이오주 피에트카운티, 로즈타운, 미시간 주 등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북미에 지어지는 여러 생산라인은 현지에서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차용 배터리를 신속하게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한편 IRA 맞춤형 전략을 펼치는 전진기지가 될 전망이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