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성공의 상징'으로 불리는 그랜저는 1986년 처음 출시된 이후 30년 넘게 국내 고급 세단의 대명사로 입지를 굳혀왔고, 2017부터 매년 국내 판매량 1위 자리를 놓치지 않는 명실상부 '국민차'다. 시승을 위해 만나본 '디 올 뉴 그랜저 LPG' 3.5ℓ 이륜구동 모델은 출력이 약하고 적재 공간이 부족하다는 LPG의 단점을 극복해 그랜저의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지난달 22일 경기도 고양시에서 4호선 창동역을 거쳐 강원도 인제까지 주행 후 다시 서울 강서구까지 약 400km가량 '디 올 뉴 그랜저'를 몰아봤다.
'각 그랜저'로 불린 1세대 모델을 오마주한 디 올 뉴 그랜저의 외관은 묵직하면서도 듬직한 느낌이다. 전면부는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 '끊김없이 연결된 수평형 LED 램프'라는 콘셉트 아래 DRL과 포지셔닝 램프, 방향지시등을 일체형 구조로 만들어 통일감이 느껴진다.
또 '디 올 뉴 그랜저'는 동급 대비 가장 긴 휠베이스로 고급 세단 이미지를 한층 더 강화했다. 이전 모델 대비 전장과 휠베이스 리어 오버행이 각각 45mm, 10mm, 50mm 늘어났다. 휠베이스는 동급 대비 최장인 2895mm에 달한다.
실내는 인제공학 기반의 슬림화 디자인으로 넓은 공간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뒀다. 1세대 그랜저 디자인을 따른 스티어링 휠에 전자식 변속 레버 등 조작계를 한데 모아 콘솔부의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2열의 레그룸과 헤드룸도 충분히 확보됐다.
차량의 연료가 12%가량 남았을 때 주유소에 들러 연료를 가득 채우고 시승을 시작했다. 900원 대로 가득 주유했을 때 비용은 4만7000원이었다. 6월 넷째 주 기준 그랜저 LPG 3.5의 연간 유류비 계산해 보면 185만 원으로 동급의 그랜저 가솔린 보다 약 42만 원 저렴하다. 차량 가격도 동급의 가솔린보다 103만 원(프리미엄 트림 기준) 저렴하여 뛰어난 경제성을 자랑한다.
LPG는 힘이 부족해서 답답하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하지만 디 올 뉴 그랜저는 시속 100km까지 부드럽고 힘 있게 가속됐다. 내연기관과 비교하면 힘이 부족하다고 평가할 수 있겠지만, 운전을 하면서 답답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원조 '회장님 차'답게 정숙성도 뛰어났다. 디 올 뉴 그랜저는 이중 접합 차음 유리 기술 등을 적용해 노면 소음을 최대한 줄였다. 급커브 구간에서도 매끈한 코너링이 가능했고, 차량의 흔들림이 거의 없었다. 요철을 넘을 때도 부드러운 주행감이 인상적이었다. 전방 카메라와 내비게이션을 통해 노면 정보를 미리 파악한 뒤 이에 적합한 서스펜션을 제공하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탑재된 덕분이다.
경기도 고양시→강원도 인제 214.7km 주행 후 계기판에 표시된 연비./사진=김연지 기자
강원도 인제→서울 강서구 192.1km 주행 후 계기판에 표시된 연비./사진=김연지 기자
디 올 뉴 그랜저는 기존 그랜저 IG보다 배기량이 커졌음에도 출력과 토크, 연비는 향상됐다. 고양시에서 출발해 창동역을 경유해 강원도 인제까지 3시간 13분이 걸렸다. 이동 거리는 214.7km, 연비는 10.4km/L였다. 다시 강원도 인제에서 창동역을 경유해 서울 강서구까지는 4시간 42분이 걸렸으며 이동 거리는 192.1km, 연비는 8.9km/L였다. 연료는 25%가량이 남았다.
디 올 뉴 그랜저 LPG 3.5의 파워트레인은 V6 3.5L LPG 액상 분사 방식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조합으로 최고출력 240마력, 최대토크 32.0kg·m, 복합연비 7.8km/L(18inch 기준)의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 LPG 모델의 가격은 3863만 원부터 시작된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