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한국방송공사(KBS) 수신료를 분리 징수하는 내용의 방송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11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여야 평가는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편파 방송의 오명을 씻으라는 국민의 명령"이라며 "공영방송으로서의 재탄생을 기대한다"라고 밝힌 반면 더불어민주당 등 야4당은 "언론장악"이라고 비판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오늘 KBS 수신료 분리 징수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고, 이르면 내일부터 분리 납부를 신청하면 TV 수신료와 전기료를 따로 낼 수 있게 된다"라며 "국민이 권리를 존중받아 선택권을 폭넓게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무엇보다 이번 수신료 분리 징수는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과 국민적 요구에 부응해야 했고 그것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라며"수많은 OTT 서비스와 유튜브 등 시청자 선택권이 넓어진 상황에서 공영방송이라는 이유로 오직 KBS 수신료를 강제적으로 납부하게 하는 것이 불공정하다는 의견은 경제적인 원칙을 근거로 한 국민 여론이었다"라고 강조했다.
11일 KBS는 방송법 시행령이 공포되면 즉시 헌법 소원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사진=KBS 제공
이어 "이제 공영방송 KBS도 좀 더 정확하고 유용한 정보 전달, 우리 사회 전체의 공익 증진을 위한 선한 영향력 확산 등과 같은 본연의 역할로 변신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고 최근의 실추된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분리 징수는 방만 경영, 편파 방송의 오명을 씻으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KBS는 자정하는 모습으로 화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역시 지난 2017년 박주민 의원 대표 발의로 KBS 수신료 분리 징수법을 발의한 만큼 일관성을 가지고 KBS가 국민의 방송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 마련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며 "국민의힘 역시 공영방송이 국민 기대와 신뢰를 바탕으로 그 위상과 면모를 갖출 수 있게끔 최선의 노력을 함께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등 야 4당은 성명을 통해 "용산 대통령실이 주도하고, 독립성을 내팽개친 방송통신위원회가 들러리 선 방송법 시행령 개정은 내용적 합리성도 절차적 정당성도 확보하지 못한 위법한 개정"이라며 "방송 장악의 출발이 아닌 국민저항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TBS 지원 조례 폐지, 준공영방송 YTN 민영화 추진, 감사원과 검찰 등 권력기관까지 동원한 전방위적인 탄압 등 민주화 이래 이렇게 노골적으로 언론장악을 시도한 정권은 없었다"라며 "언론을 탄압하고 방송장악을 시도하며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윤석열 정권에 민주시민과 손잡고 함께 맞서겠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정부는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KBS 수신료 분리 징수를 위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에는 TV 수신료를 고지 행위와 결합해 징수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개정안은 윤석열 대통령 재가 직후인 이르면 12일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