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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금리 오르는데…가계대출 3개월 연속 증가세

2023-07-12 16:02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대출금리의 지표가 되는 은행채 금리가 연일 상승세다. 새마을금고가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보유채권을 매도한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가시화되면서 시장금리를 자극한 까닭이다. 

한편으로 금융권 신규 가계대출원 6월에도 3조원 이상 증가하며 3개월 연속 성장세를 보였다. 고금리가 여전한 가운데 향후 금리 추이가 불투명해지면서 대출 증가세를 우려하는 시각이 제기된다.

은행권 대출금리의 준거금리로 활용되는 은행채(금융채) 금리가 최근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12일 은행권 및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등에 따르면 은행권 대출금리의 준거금리로 활용되는 은행채(금융채) 금리가 최근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고정금리(혼합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준거금리로 활용되는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기준) 평균금리(신용평가사 5사 평균)는 지난 11일 4.305%를 기록했다. 전날 4.405%에 비하면 약 0.1%포인트(p) 하락했지만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 4월 10일 3.810%에 견주면 여전히 0.495%p 높은 편이다. 

5년물 금리는 이달들어 매일 상승곡선을 그렸다. 3일 4.185%를 시작으로 4~6일 4.2%대를 보였고, 7일 4.33%에 이어 10일에는 4.405%까지 치솟았다.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3월 2일 4.564%에 못미치지만 다시금 우상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실제 채권금리 인상은 주요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의 주담대 상품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이날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는 연 4.06~6.01%를 기록해 10일 4.06~5.93% 대비 상단이 0.08%p 올랐다. 

자금조달비용지수(코픽스·COFIX)를 반영하는 변동금리도 연 4.21~6.19%로 집계됐는데, 지난 10일 4.21~6.17%에 견줘 상단이 약 0.02%p 상승했다. 고정·변동금리 모두 상단이 6%대로 올라선 것이다.

신용대출의 준거금리로 활용되는 은행채 1년물 금리도 5년물과 결을 같이 해 전날 하락하며 소강상태를 보였다. 1년물(무보증·AAA기준) 금리는 지난 11일 3.923%를 기록해 전날(10일) 3.970%보다 약 0.0470%p 하락했다. 

1년물 금리는 지난달 3.8%대에서 오르내리다 이달 6일 3.912%로 상승했고, 7일 3.948%, 10일 3.970%까지 치솟았다. 10일 기록은 6개월여만에 최고 수준으로 지난 1월 11일 3.977% 이후 최고치다. 연중 최고치는 1월 6일 4.104%다. 

최근 일련의 은행채 금리 상승세는 새마을금고 사태에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겹친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우선 새마을금고는 뱅크런(대규모 현금인출)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보유채권을 매도하는 식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섰는데, 일련의 행동이 채권시장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종금·상호분야에 채권 매도물량이 쏟아졌는데 대부분 새마을금고중앙회가 내놓은 물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투협에 따르면 이달 3~11일 7영업일간 종금·상호금융업권의 채권 매도액은 4조 7069억원에 달했는데, 이는 지난달 전체 매도액 1조 656억원 대비 약 3조 6413억원 많다. 실제 은행채 금리도 6일부터 뛰기 시작한 점에서 새마을금고 사태의 여파가 컸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래프 오른쪽부터 왼쪽으로) 은행채 금리 추이. 파란색은 은행채 5년물, 주황색은 은행채 1년물./자료=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제공



더불어 미 연준이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둔화했다는 전망에도 불구, 추가 금리인상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어 채권금리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5일 공개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는 연준의 매파적 기조가 확인됐다. 최근 연준 주요 인사들도 추가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연합뉴스가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우리가 물가상승률을 지속 가능한 2%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올해 중 두어 번의 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연설에서 통화정책에 대한 자신의 견해는 연내 2회 추가 인상을 시사한 점도표(연방공개시장위원회 위원들의 향후 기준금리 전망치를 보여주는 도표)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채 금리의 상승세에도 불구, 가계대출은 6월에도 큰 폭으로 늘어나며 3개월 연속 성장세를 보였다. 이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밝힌 가계대출 동향 자료에 따르면 6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 잠정치는 약 3조 5000억원 증가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가계대출은 올해 1월 8조 1000억원 감소, 2월 5조 1000억원 감소, 3월 5조 1000억원 감소를 각각 기록했다. 하지만 4월 2000억원 증가를 시작으로 5월에도 2조 8000억원 증가하며 본격적인 플러스 성장으로 회귀했다.

대출항목별로 살펴보면, 주담대가 4개월 연속 성장세를 보인 반면,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는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6월에도 역신장했다. 

특히 은행권 가계대출은 5조 9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담대의 경우 일반개별주담대에서 3조 7000억원,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에서 2조 6000억원, 전세대출에서 1000억원, 집단대출에서 7000억원 각각 증가해 총 7조원 늘어났다. 반면 기타대출은 신용대출에서 9000억원 줄어들면서 총 1조 1000억원 감소했다.

당국은 실수요자 위주의 특례보금자리론 공급 외 주택거래량 회복으로 인한 주택 구입 목적의 주담대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더불어 전세보증금 반환 및 생계자금 목적의 대출도 구입목적 대출 못지 않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당국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세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가운데, 필요시 가계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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