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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뭇매 맞은 '홍준표 수해 골프', 결국 진상조사

2023-07-18 11:21 | 이희연 기자 | leehy_0320@daum.net
[미디어펜=이희연 기자]홍준표 대구 시장의 '폭우 골프 논란'에 대해 국민의힘이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집중 호우로 물난리가 났던 지난 주말 홍 시장이 골프를 치러 간 데 대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다. 홍 시장은 "대구에는 수해 피해가 없었다"라며 "주말 골프금지 규정이 있냐"라고 반발했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 조차 "공직자의 기본자세가 아니다"라는 비판이 나온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럴 때일수록 언행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라며 지난 15일 골프를 친 일로 논란을 빚고 있는 홍 시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또한 김 대표는 홍 시장이 골프를 친 것과 관련해 당에 진상 파악을 지시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홍 시장 관련 문제를) 당에서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 사실관계 및 사건의 진상 파악이 우선이다"라고 전했다. 홍 시장이 당헌·당규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면 당무감사위원회 감사나 윤리위원회 제소까지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면담을 마친 후 이동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3.7.17./사진=연합뉴스



김병민 최고위원도 "수해로 전 국민적 피해가 속출하는 상황에 골프장을 찾는 건 공직자의 기본자세가 아니다"라며 "국민의힘 소속의 정치인이라면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국민 눈높이에 어긋나는 말과 행동으로 지탄받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구슬땀을 흘리면서 수해 복구 현장으로 달려간 자원봉사자 분들, 긴급한 재난현장에서도 주변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나보다 남을 우선한 의인들의 모습이 하나 둘 소개되면서 숙연함을 자아낸다"라며 "정작 국민의 대표로서 국가적 재난상황에서 헌신해야 할 공직자가 그 책무를 다하지 못함은 물론,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나서도 반성할 줄 모르는 적반하장 행태를 보여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라고 정면 비판했다. 

안철수 의원도 "내 관할 지역이 아니라고 '내 일이 아니다' 이렇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주말에 골프 치고 테니스 치는 거 뭐라고 그러겠냐만, 문제는 지금 (대한민국에서) 인명 피해가 난 날이라는 게 문제 아니겠냐"라고 직격했다. 

안 의원은 "저 같은 경우에도 저희 지역이 수해 피해가 덜 있다고 해서 제가 다른 지역에 있는 인명 피해에 대해 그냥 외면하고 이러면 안 되지 않냐"라며 "마찬가지다. 나름대로 사정은 있었겠지만, 국민정서와는 안 맞는 말씀을 하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홍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호우경보가 발효되면 단체장은 업무 총괄만 하면 되고 정상 근무나 자택 대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골프를 이용해서 ‘국민 정서법’을 빌려 비난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아직도 거기에 기대 정치하는 건 좀 그렇다. 나는 대구시 재난대비 메뉴얼에 어긋난 행동을 한 일이 없다"라고 반박했다.  

홍 시장은 지난 17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주말에 테니스 치면 되고 골프 치면 안된다는 규정이 공직사회에 있느냐. 대통령이라면 다르겠지만 그 외 공직자들의 주말은 자유"라고 말했다. 또 이날 대구지역 현안 논의를 위해 국회를 찾아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를 만나서도 "괜히 그거 쓸데없이 트집 하나 잡았다고 벌떼처럼 덤빈다고 해서 내가 기죽고 잘못했다 그럴 사람이냐. 나는 그런 처신을 한 일이 없다"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홍 시장은 지난 15일 오전 11시 20분부터 약 1시간 가량 대구 동구 도학동 소재 골프장에서 골프를 쳤다. 홍 시장이 골프를 친 시간은 호우주의보나 호우경보가 발표된 때는 아니었지만 대구시 공무원 전체가 비상근무에 들어가는 등 폭우 대비에 들어가던 시기였다. 골프장에 간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나오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전국공무원노조 대구지역본부(전공노 대구본부)는 18일 성명서를 통해 "상황과 직분을 망각하고 골프를 즐긴 홍 시장을 규탄한다"라며 "공직자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진정으로 시민을 위한 행정을 펼치기 바란다"라고 비판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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