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서동영 기자]오세훈 서울시장이 야심차게 내건 '민간 건설현장 동영상 촬영기록 관리 확대'가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서울시는 상위 30대 건설사 모두 동참한다고 밝혔지만 일부 건설사가 참여 여부를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라 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가 상위 30개 건설사에 민간 건설현장 동영상 기록 참여 확대를 요구했다. /사진=김상문 기자
21일 서울시는 최근 서울시의 민간 건설현장 동영상 기록관리 확대 참여 요청에 상위 30개 건설사 모두 동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20일 24개 건설사가 동참의 뜻을 밝혔고 21일에는 나머지 6곳이 참여 의사를 전했다"고 말했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 19일 서울 동대문구 이문3구역 민간 재개발 현장을 찾아 "민간건축물 공사현장의 부실공사는 서울시 공공건설 현장에서 시행 중인 동영상 기록관리만이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현재 100억 원 미만 공공건설 현장을 대상으로 시공사로 하여금 시공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 및 보관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아파트 건축 등 민간 현장에도 적용해 부실공사를 막자는 것이다.
오 시장 발언 당일 서울시는 시공능력평가 1~30위 건설사에 공문을 보내 민간 공사현장에서도 시공 과정의 동영상 기록 및 관리 확대에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25~26일 건설사 임원, 현장소장, 실무자 등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미디어펜 취재 결과 30개 사 모두 참여하기로 했다는 서울시의 이야기는 사실과 달랐다.
A건설사는 "사업부서에 확인 결과 기록관리 확대 동참 의사를 밝힌 건 아니다. 공문도 단순 회의 참석 요청으로 알고 있다. 이에 우선 관련 교육만 참석한다는 의사를 보냈을 뿐이다. 교육을 들어보고 동참 여부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B건설사는 "아직 내부 검토 중이다. 취지는 좋다고 생각하지만 20일 공문을 받았기에 검토 및 보고를 거쳐야 한다. 다음주에나 결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우리가 파악하기로는 30개 건설사 모두 동영상 기록관리 확대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보내왔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어 "그렇게 답변한 건설사가 어디인지 알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건설업계에서는 서울시가 너무 서두르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사실상 요청이 아닌 반강제라는 반응도 있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