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금융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다시 확산되는 가운데 금융감독원 황선오 부원장보가 지난 20일 국내 증권사 10곳의 임원들을 소집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국내 증권사들은 타 금융권에 비해 연체율이 지나치게 높은 부분이 취약하다는 지적을 수차례 받고 있다.
금융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다시 확산되는 가운데 금융감독원 황선오 부원장보가 지난 20일 국내 증권사 10곳의 임원들을 소집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김상문 기자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금융감독원이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황선오 부원장보 주재로 10개 국내 증권사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 등 담당 임직원들과 ‘증권사 부동산 익스포져 리스크 관리 간담회’를 개최한 배경에 계속 해서 관심이 쏠린다.
황선오 부원장보는 간담회 자리에서 각 증권사에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의 안정적 관리, 부동산 익스포져 추가 부실 대비 위한 손실흡수능력 확보, 투자자 피해 발생 가능성 최소화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금융권의 부동산PF 문제는 업권을 막론하고 심각하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131조6000억원에 달한다. 작년 12월 말 대비 1조3000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아울러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지난 3월말 기준 2.01%를 기록해 작년 12월 대비 0.82%포인트(p) 올라갔다.
그럼에도 금감원이 증권사 임원들을 소집한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연체율이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는 점, 최근 해외 부동산 관련 투자손실 문제가 제기된 점 등이 그 이유로 손꼽힌다.
작년 12월 말과 비교했을 때, 지난 3월 말 기준 부동산 PF 대출 잔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은행(2조2000억원)이었다. 증권사는 약 8000억원이 증가해 은행보다는 규모가 작았지만 ‘연체율’을 기준으로 하면 증권사들의 현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15.88%를 기록해 지난 2020년 말 3.37%, 2021년 말 3.71%에 비해 10%p 넘게 급등했다. 작년 12월 말의 10.38%와 비교해 봐도 5.5%p나 뛰었다. 다른 어떤 업권보다도 증권사들의 현황이 심각하다고 간주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부동산PF는 당장 2분기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에도 반영돼 ‘그림자’를 드리울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 등이 모두 증권업종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거래소의 증시 지표인 KRX 증권업 지수 역시 최근 한 달(6월12일~7월10일)간 6.57% 떨어졌다. 이 기간 코스피는 4.24% 하락했으므로 증권업 상황이 더 나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증권사 임원들의 ‘성과급’ 문제가 부동산PF와 연결돼 눈길을 끈다. 증권사들이 리스크가 매우 큰 것으로 알려진 부동산PF에 뛰어든 것은 ‘단기수익’을 좇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증권사 성과급을 단기 수익이 아닌 ‘장기성과’와 연계하는 쪽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구체적으로는 증권사 성과급의 투명한 공개, 장기성과와 연동된 성과보수 제도 강화 등이 추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