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금호건설에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4월 발생한 ‘정자교 붕괴사고’ 관련 성남시로부터 소송을 당한 데 이어 최근 사망사고가 발생한 오송지하차도 인근 교량공사 과정에서도 부실을 지적받으며 이중고를 겪는 모양새다.
지난 4월 발생한 정자교 붕괴사고 현장./사진=국토교통부
25일 업계에 따르면 성남시는 지난 21일 정자교 시공사인 금호건설을 상대로 정자교 붕괴사고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손해배상 청구액은 정자교 붕괴사고와 사고 이후 조치로 인해 예상되는 손해액 일부인 25억 원이다.
성남시 관계자는 "정자교 시공사인 금호건설에 지난 4월 정자교 붕괴사고 후 잭 서포트와 PC박스 설치 등 조치와 철거, 재가설 추진으로 인한 손해액 일부를 청구하는 소장을 지난 21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 접수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월 경기 성남시에 소재한 정자교 보도부가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약 3개월 만인 지난 11일 국토교통부는 산하기관인 국토안전관리원의 자체 사고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교량 노후화에 따른 코크리트와 철근의 부착력 상실 및 관리주체의 시설물 안전점검 및 보수·보강 등 미흡으로 인해 교량이 붕괴됐다고 발표했다.
성남시가 지적하는 부분은 정자교 시공 방식인 ‘캔틸레버 공법’이다. 이른바 ‘외팔보’로 불리는 캔틸레버는 한쪽 끝은 고정되고 다른 끝은 받쳐지지 않은 상태로 돼있는 구조를 말한다. 붕괴된 정자교 보도부가 이런 식으로 차도부에 붙어 별도 지지 기둥 없이 떠있는 형태를 띠고 있다.
성남시는 정자교 시공 과정에서 캔틸레버부 철근정착 길이와 이음 방식, 캔틸레버부 콘크리트 타설 과정에서 시공상 하자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시공사인 금호건설은 정자교를 비롯해 최근 교량공사 과정에서 잇따라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 15일 발생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 원인으로 인근 미호천교 확장 공사 과정에서 설치된 미호강 임시 둑 부실이 지적되는 가운데 해당 시공사가 금호건설이기 때문이다.
다만 정자교 붕괴사고의 경우 시공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지난 1993년 시공 후 붕괴 전까지 약 30년간 큰 문제가 없었고, 캔틸레버 구조물의 경우 유지·관리 측면이 더욱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홍성걸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는 “캔틸레버 구조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구조”라며 “시공상 문제를 제기하기에도 완공된 지 2년 안에 문제가 없었다면 큰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정자교 붕괴의 경우 일반론적으로는 구조 시스템적 문제보다는 유지·관리 과정에서 생긴 문제로 추측하고 있다”며 “시공사에 도덕적 책임이 있을지 몰라도 완공 후 30년가량 지난 상황에서 하자와 관련한 법적 책임은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호건설 측은 정자교 관련 성남시 손배 소송 청구와 관련해 “성남시 측으로부터 공문 등 별도로 전달받은 내용은 없다”며 “소송이 제기될 경우 절차에 맞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