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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해야 산다"…불황 늪 빠진 석유화학 조직·구조 대대적 개편

2023-07-26 16:49 | 조성준 기자 | abc@mediapen.com
[미디어펜=조성준 기자]지난해부터 불황의 늪에 빠진 석유화학업계가 신사업 추진은 물론 조직개편, 구조조정 등 대대적인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석유화학은 우리나라의 3대 수출 효자 품목으로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으나 대외 악재에 민감하고, 최근 정체를 겪으면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인 LG화학은 한계사업 정리에 나섰다. 노국래 석유화학사업본부장은 지난달 석유화학사업본부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한계사업에 대한 구조 개혁을 과감하고 선제적으로 하겠다”고 전했다.

LG화학 여수 CNT 1,2,3공장 전경(노란색 우측 맨앞부터 순서대로)./사진=LG화학 제공



노 본부장은 이메일에서 “범용사업 중 경쟁력이 없는 한계사업에 대해 구조조정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장기 가동 중지, 사업 철수 등을 통해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인력 재배치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공장 매각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전남 여수 NCC(나프타분해시설) 2공장 매각에 들어갔다. 이 공장은 원료인 나프타를 분해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이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사업구조에 변화를 주기 위한 결단이다.

석화업계 2위인 롯데케미칼도 지난 1월 파키스탄 자회사인 롯데케미칼파키스탄(LCPL)을 매각하면서 시장성이 낮다고 판단된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쟁이 치열한 중국이나 소규모 시장의 석유화학 사업도 처분을 검토할 수 있다.

효성화학도 실적 부진 타개책으로 대전 나일론 필름 생산라인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 효성화학은 올해 1분기까지 6분기 연속 적자를 낸 데다 2분기 역시 600억 원대의 적자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불황이 이어지자 조현준 효성 회장은 최근 임원·팀장급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책임 경영 강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LG화학이 구조조정을 선포한 것처럼 효성 또한 위기를 타개할 고강도 사업 재편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화그룹 석유화학 계열사 한화토탈에너지스는 지속되는 적자 상황을 타개하고자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내부 발생 비용을 줄이고, 신사업으로 무게추를 옮기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를 위해 한화솔루션과 한화토탈에너지스는 지난달 충남 대산공장에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 파일럿 공장을 완공했다. 파일럿 테스트를 통해 1년 내 상업공장 기본 설계를 완료하고 본격적인 투자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는 전통 석화산업에서 벗어나 태양광 패널 등에 쓰이는 친환경 신소재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석유화학 부진의 주원인으로 중국의 저가 물량공세를 꼽는다. 코로나19이후 생산을 재개한 중국 석화업체들이 기술력을 빠르게 올리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갖춰 시장을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황 부진으로 구조조정, 조직개편 등이 추진될 수 있지만 일부 공장을 매각하는 것은 그 만큼 업종 자체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는 의미"라며 "석화업체들은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한 자금으로 신사업에 투자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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