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은 기자]현대제철이 자동차용 판재 수요 증가와 계절적 성수기 영향에 따른 봉형강 제품 판매량 확대에 힘입어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현대제철은 글로벌 업체들이 요구하는 강종 개발과 부품 승인을 통해 올해 전세계 자동차강판 판매 비중을 2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7조1383억 원, 영업이익 4651억 원, 당기순이익 2935억 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분기(6조3891억 원)보다 11.7% 증가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9.3%, 34.8% 증가했다. 2분기 영업이익률과 당기순이익률은 각각 6.5%, 4.1%를 기록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자동차용 판재 수요 증가와 계절적 성수기 영향으로 봉형강 제품 판매량이 증가해 손익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별도기준 현대제철의 2분기 생산량은 493만9000톤으로 전분기(476만3000톤)보다 3.7% 증가했으며, 판매량도 470만4000톤에서 489만7000톤으로 4.1% 늘었다.
현대제철의 이익 실현과 차입금 축소로 부채비율과 순차입금은 감소세를 보였다. 2분기말 별도기준 차입금은 9조 2405억 원으로 1분기말(9조 9048억 원)보다 6.7% 줄었으며, 부채비율도 80.7%에서 72.8%로 낮아졌다. 현대제철은 수익성 중심의 판매 전략으로 수익성과 현금흐름을 극대화해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완성차의 전동화 트렌드에 맞춰 글로벌 업체들이 요구하는 강종 개발과 부품 승인을 진행해 신규 수주를 확보하는 등 글로벌 자동차강판 판매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글로벌 완성차사 4개사를 추가로 확보해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글로벌 자동차 강판 판매비중을 지난해 17%에서 올해 20%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높은 온도를 견뎌야 하는 전기차 부품 특성에 맞춰 내구성과 고온 안정성을 확보한 전기차 감속기용 특수강을 개발해 기아 EV6-GT와 EV9에 양산 적용했으며, 자동차용 1.5GPa 고인성 핫스탬핑을 개발해 오는 2025년 프리미엄 대형 SUV에 적용할 예정이다.
현대제철은 철강업계 최초로 H형강 저탄소제품 인증을 획득해 친환경 건설강재 판매도 확대해가고 있다. 최근 오픈한 온라인 철강몰 'HCORE STORE'를 통해 디지털 판매채널을 확보하고 신규 고객수요를 개척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탄소중립 체제전환과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를 통한 저탄소제품 개발도 계획대로 추진 중에 있다.
회사 측은 지난 4월 탄소중립 로드맵을 발표하고 저탄소 생산체제 전환을 위해 전기로-고로 복합프로세스를 구축한다고 밝힌 바 있다.
2025년까지 기존 전기로에 1500억 원을 투자해 저탄소화된 쇳물을 고로 전로공정에 혼합 투입하는 방식을 구축하고, 기존 강판보다 탄소가 20% 저감된 저탄소강판을 연간 400만 톤 공급하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에 있는 전기로, 고로 생산설비를 활용해 저탄소화된 고장력강 및 자동차 외판재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까지 고품질 강종 생산기술을 사전에 확보해 고객들의 저탄소제품 니즈에 적극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올해 건설 경기 둔화세 지속에도 자동차 및 조선 수요 개선에 맞춰 제품 판매를 강화해 하반기에도 지속적으로 수익성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이날 컨퍼런스 콜을 통해 하반기 시황이 9월부터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원배 현대제철 고로사업본부장은 “현재 중국은 부동산 침체, 미국 견제, 청년실업률 증가 등으로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하반기 경기부양책을 강력하게 실시할 것”이라며 “세금 감면, 인프라 투자 등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9월부터 철강시황이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 시장은 지속적인 판매로 호조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조선도 수주 잔량이 견조해 수익성 개선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8월부터 하반기 가격협상에 돌입하는데, 상반기 원자재 가격 인상분 등 인상 요인을 반영해 가격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재건 시장 진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향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하고 있는 철강재 규격과 변경할 것으로 예상되는 규격에 대한 인증을 모두 가지고 있어 시장 진입이 가능하며, 튀르키예 고객사를 통한 문의가 접수되고 있다”며 “계열사인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우크라이나 정부와 MOU를 체결한만큼 향후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의 코일철근 시장 진출과 관련해서는 현대제철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성수 현대제철 전기로사업본부장은 “현대제철이 생산하는 직선철근과 포스코의 철근코일의 사용처가 다르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다만 철근 시장 자체가 올해 하반기부터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코일철근을 생산하는 기존 업체들은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