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방북 중인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상과 함께 무기전시회장을 찾아 신형 무기들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 매체가 27일 보도했다.
북한 매체가 '무장장비전시회-2023'이란 제목으로 공개한 사진을 보면, 미군의 첨단무기인 'MQ-9' 중고도 무인공격기와 RQ-4 '글로벌호크' 고고도 무인정찰기와 모양이 흡사한 무인공격기, 무인정찰기가 눈길을 끈다. 이 동체엔 ‘조선인민군 공군’이라고 새겨졌는데 한국 공군의 글로벌호크 동체에 새겨진 글씨체도 유사하다.
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화성-18형과 단거리탄도미사일인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600㎜ 초대형 방사포도 전시됐다. 한 패널 사진엔 “지상 대 지상 중장거리 극초음속미싸일 화성-12나형”이라고 쓴 것도 포착됐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전승절' 70주년을 맞아 방북 중인 러시아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을 비롯한 군사대표단과 함께 '무장장비전시회장'을 찾았다고 노동신문이 27일 보도했다. 2023.7.27./사진=뉴스1
보도 사진마다 연신 김 위원장이 쇼이구 국방상에게 무기들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설명하는 모습이 담겼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쇼이구 국방상에게 인민군이 장비(보유)하고 있는 무기 전투기술·기재들에 대해 소개하고 세계적인 무장장비 발전 추세와 발전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강순남 북한 국방상이 쇼이구 국방상과 북중 국방장관회담을 가졌다고 조선중앙통신이 같은 날 보도했다. 통신은 “회담에서 두 나라 군대간 전투적 우의와 협조를 확대 발전시켜나갈 것과 상호 관심사인 지역 및 국제 문제들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완전한 견해일치를 봤다”고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쇼이구 국방상을 접견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받은 것과 관련해서도 통신은 두 사람의 담화에 대해 “국방안전 분야에서 상호 관심사인 문제들과 지역 및 국제안보환경에 대한 평가와 의견을 교환했으며, 견해일치를 봤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현재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 중인 러시아에 대한 북한산 무기 제공이 논의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 국방상이 이례적으로 북한 기념행사에 참석해 노골적으로 무기거래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0시에 열린 '전승절' 70주년 기념공연을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러시아 군사대표단, 리훙중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이 이끄는 중국 대표단과 함께 관람했다고 노동신문이 27일 보도했다. 2023.7.27./사진=뉴스1
미국 백악관은 26일(현지시간) 북러 간 무기공급 논의가 있었다고 해도 놀랄 일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호의 전략소통조정관은 브리핑에서 북한의 러시아에 대한 무기공급 논의 가능성에 대해 “그것은 비밀이 아니고, 우리는 그것에 대해 여러차례 얘기해왔다”고 말했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해 12월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로켓과 미사일을 받았다고 공개한데 이어 지난 3월 러시아의 식량 원조를 대가로 북한이 탄약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과 무기거래를 하는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위반하는 것이다.
김진무 숙명여대 글로벌서비스학부 교수는 미국의소리 방송과 인터뷰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체계가 같다”고 설명하고, “북한이 자신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졌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번 전승절 행사를 계기로 러시아를 상대로 보다 강력한 북핵 지지 및 에너지 공급 등 경제난 해소를 위한 지원과 협력을 요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리훙중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이 이끄는 중국 대표단으로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친서'를 받고 있다. 2023.7.27./사진=뉴스1
한편, 이번 북한 전승절을 기념하는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의 대표단이 모두 방북했다. 쇼이구 국방상이 이끄는 러시아의 군사대표단은 25일 밤에 평양에 도착했으며, 리훙중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우리나라 국회 부의장에 해당·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이 이끄는 중국 대표단은 26일 평양에 도착했다.
북한은 27일 0시부터 시작한 전승절 70주년을 기념하는 경축대공연을 진행했으며, 김 위원장은 중국과 러시아 대표단과 나란히 앉아 공연을 관람했다.
북한 매체를 통해 공개된 사진에서 김 위원장은 공연 중에도 연신 쇼이구 국방상을 바라보며 웃거나 담소를 나눴다. 통신은 리훙중 부위원장으로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친서를 받은 김 위원장이 “조중 친선을 매우 중시하는 시 주석의 의지에 진심어린 감사를 드렸다고 보도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