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가 최근 발생한 흑해 곡물협정 중단과 관련해 밀, 옥수수 국제가격 상승 압력은 있지만, 국내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농식품부는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흑해 곡물협정 중단에 대응해 민간업계, 전문가들과 함께 국제곡물 수급상황 및 국내 영향을 점검했다. 이날 회의에는 곡물 유통업계, 제분·사료업계 등 관련기업들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이 참석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 안정세였던 국제곡물 가격은 지난 7월 17일 흑해 곡물협정이 중단되면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주요 생산품목 중 하나인 밀의 국제 선물가격은 7월 25일 기준 톤당 279달러로 협정 중단 이후 최근 상승 추세이다. 올해 5월 평균 밀 국제 선물가격은 톤당 228달러였으며, 6월은 243달러였다.
업계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흑해 지역 불안정성에 따른 국제가격 상방 압력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나, 작년 수준의 급등세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밀, 옥수수의 전세계 생산 전망이 양호하고 육로를 통한 우회 수출도 일부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국 농무부에 의하면 올해대비 내년도 세계 밀 생산량은 전년대비 0.8% 증가하고, 옥수수는 6.3% 증가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의 밀·옥수수 생산·수출 전망이 전쟁 전에 비해 이미 낮아진 상태라는 점도 상승폭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이러한 점에 근거해 협정 중단이 국내 수급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나온다. 또한 흑해협정을 통한 수입물량이 올해 없으며 국민 식생활과 밀접한 제분용 밀은 우크라이나가 아닌 미국, 호주, 캐나다에서 수입하고 있는 이유도 있다.
또 국내 제분·사료업계는 향후 6개월분까지 원료를 확보해 대응여력을 갖추고 있다. 다만 국제곡물 가격이 작년 수준으로 급등하여 장기화될 경우 내년 밀가루 가격 상승 등 물가 영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흑해협정 중단 등 국제곡물 불안정성 확대에 대응하여 국제곡물 가격과 해외 동향 등을 일 단위로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위기 시 원료구매자금 금리 인하 등 금융·세제지원을 신속하게 실시할 계획이다.
전한영 식량정책관은 “지난해 예상치 못했던 전쟁 상황에서도 제분업체 등 민간과 힘을 합쳐 국내 밀가루 가격을 안정시켰던 경험이 있었던 만큼, 위기 재발 시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